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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록

Happy Birthday to Me! (+ 생일 다짐)

by Heather :) 2020. 2. 6.

   생일의 아침이 밝았다. 사실 생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생일은 생일인가 보다. 어제까지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가 오늘 새벽에 눈을 떴는데 생일이라는 사실이 생각나 행복한 기분이 마구 샘솟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여름이(태명)의 태동 때문인지 자다가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깨는데, 오늘은 새벽 3시 45분쯤 두 번째로 눈이 떠졌다. 조금만 더 잘까 하다가 생일이니까 최대한 긴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기발한(?) 생각을 하며 일어나기로 했다.

 

작년의 오늘, 생일 기념 남편과 성북동 투어

 

   생일과 나이는 이제 빼놓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이 먹는 것에 마냥 덤덤하지만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타고난 외모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묻어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나는 사소한 것에도 일희일비하며 치열하게 (또는 아등바등) 살아온 것 같다. 이 성격 덕분에 대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살아서 지난날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는 편이지만, 이제는 내 삶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관조하는 자세를 익혀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여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려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10~20년 뒤에는 사람들이 "이 분, 살아온 인생이 참 괜찮았겠네" 하는 얼굴과 아우라를 가지고 싶다 (아직 그 얼굴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는 상상이 잘 안되지만).

 

   이번 주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관련하여 이전 포스팅 참고) 올해 생일은 다소 조용히, 그리고 차분히 지나갈 것 같다. 그래도 남편이 오늘 일찍 퇴근한다고 하니 (오늘 일찍 퇴근하려고 어제 야근을 하고 왔다), 저녁에는 남편에게 미리 주문해둔(?) 아티제 딸기 케이크와 함께, 그리고 여름이의 씩씩한 축하 태동과 함께 달달한 생일을 보내야겠다.

 

작년 생일, 회사에서. 올해는 집에서 차분한 생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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