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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독서는 취향껏15

[책 리뷰] <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 오독오독 북클럽 작년 유튜브 채널에서 김민철 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해 주신 것을 보고 진작에 위시 리스트에 담아 두었지만 차마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책. 바로 알베르 카뮈의 이다. 그래서 이 책이 오독오독 북클럽 3월 도서로 선정된 것을 보고 무척 기뻤다. 그리고 3월 약 한 달 동안 이 책을 끼고 살다시피 했는데... 괴로웠다. 이해하고 싶은데... 작가님의 인생 책이라는데... 이 문장을 이해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며 같은 챕터를 읽고 또 읽었지만 텍스트들이 눈으로 들어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휘발해 버리는 느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요즘사와 김민철 작가님 버릴 문장이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 아름다워 허투루 읽고 싶지 않았다. 꾹꾹 눌러 담고 싶었다. 그렇게 읽고.. 2024. 3. 26.
[책 리뷰]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트 카하트 / 오독오독 북클럽 이제 나는 긴장을 풀고, 뤼크가 말한 대로, 내 인생에 도착한 이 피아노를 바라보았다. 내가 피아노를 구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나를 찾아온 느낌이었다. #1 초등학생 시절, 신학기가 되면 담임 선생님이 개인의 인적 사항을 적는 종이를 나눠 주셨다. 한글명, 한문명, 주소, 부모님 성함 외에도 취미, 그리고 특기를 적는 란이 항상 빠지지 않고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피아노'를 이 둘 중 한 곳에 적어 제출하곤 했다. 학교에서는 책상을 건반 삼아 쉬는 시간에 자주 피아노 치는 시늉을 했는데 담임 선생님께는 이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학기 말에 나의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격려하는 편지를 써주신 적이 있다. #2 5살 때부터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초등학교 6년 내내 피아노를 배웠다. 부모님은 빠듯한 .. 2024. 3. 9.
[책 리뷰] <재즈> 토니모리슨 / 오독오독 북클럽 재즈를 좋아한다. 재즈의 모든 요소를 좋아한다. 재즈의 끝없는 변주, 얼핏 들으면 불협화음 같지만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멜로디,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주어지는 스포트라이트 (그 뒤에 따라오는 관객들의 박수갈채까지), 그리고 내달리다 돌아갔다를 반복하며 결국 메인 멜로디로 수렴하는 과정 등등. 그런 점에서 토니 모리슨의 는 내가 좋아하는 재즈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다. 음악으로서의 재즈 이 책은 이야기의 중반부로 갈 때까지도 도무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쏟아지는 등장인물에 끊임없는 장면 전환, 게다가 ‘나’는 도대체 누구인지. 이렇게 세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다니 전지적 작가가 틀림없다고 확신이 들다가도 갑자기 의심과 추론을 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나’는 그저 주인공들과 함.. 2024. 1. 22.
<노인과 바다>, 그리고 소설의 힘 책을 좋아하고 평소에도 즐겨 읽는 편이지만 나의 독서 취향은 굉장히 편향적이다. 경제경영이나 에세이 류는 즐겨 읽지만 소설책은 일 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게 읽는 편이다. (방금 이 문장을 적고 궁금해서 밀리의 서재 통계 기능을 통해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경제경영 - 에세이 - 자기계발 순으로 읽고 있었다.) 소설은 막상 읽기 시작하면 금세 몰입해 그 어떤 책 보다 빠르게 완독하지만, 이상하게도 책을 고를 땐 소설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어차피 시중에 평생 읽어도 모자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책이 읽는데, 이왕 읽는다면 픽션보다는 논픽션을 고르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인 것 같다. 소설에 대한 나의 이 편견은 한 달 전.. 2023. 10. 23.
[책 리뷰] 섬세한 작가와 섬세한 번역가의 시너지, '명랑한 은둔자'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4.5 이번 제천 여행 때 가져간 책 두 권 중 한 권이자, 북클럽에서 이 달의 책으로 선정된 책. 원래는 이 책을 사지 않으려고 했다. 구입하려고 책을 검색하다가 작가의 소개를 봤는데 살면서 여러 중독에 빠졌고, 평생 미혼이었다가 40대의 이른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나와 너무나도 거리가 먼 사람 같았다. 이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과연 일말의 공감이라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제천 여행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를 참고 ⬇️) 퇴사와 입사 사이. 제천 여행. 포레스트 리솜에서 여름휴가.지난주 아기 어린이집 방학 기간에 맞춰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회사 휴양소에 응모했는데 운 좋게 당첨된 것이다 (퇴사 전에 한 번이.. 2022. 8. 12.
[책 리뷰] 도미토리 북클럽, 그리고 정말로 '책, 이게 뭐라고' 작년 호기롭게 시작한 북클럽은 다행히 잘 유지되고 있다. 대학 시절 함께 기숙사에 살던 동기 5명이 모여 결성한 북클럽인데, 한 명씩 돌아가며 책을 선정하고 질문을 준비해 매월 온라인 북클럽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첫 타자였던 나는 '인스파이어드'를 선정했는데 (리뷰는 아래 참고) 벌써 돌고 돌아 1월에 다시 내 차례가 돌아왔다. 그래서 선정한 책이 바로 장강명 작가의 '책, 이게 뭐라고'. [책 리뷰] 요즘 가장 핫한 직종 PM에 대한 모든 것, 인스파이어드 (Feat. 북클럽 개설) 휴직 기간 동안 마음 맞는 친구들과 틈틈이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해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북클럽.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주요 골자인데, 나의 아 heatherblog.tisto.. 2021. 6. 1.
[책 리뷰] 호기롭던 그 때 그 시절.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노르웨이의 숲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3.5 주위를 둘러보면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이니 주변에 이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나와 죽이 잘 맞았던 회사 동료에서부터 팔로우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까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나는 스스로가 "좀 뒤쳐지는 애",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애" 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누군가가 이 유명한 작가의 책을 어떻게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읽지 "못한"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발간된 책이 너무 많아서 어떤 책을 입문서로 삼아야 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럼 왜 '노르웨이의 숲'을 첫 번째 책으로 선택했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제목을.. 2021. 1. 6.
[책 리뷰] 이제 진짜 데이터에 기반한 진실을 마주해야할 때, 팩트풀니스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 김영사★ 5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오상진 아나운서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였다. 추천사의 내용이 지금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올해 읽은 책 중 베스트”라는 표현이 있었던 같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가 이토록 극찬을 했을까, 당시에는 궁금해만 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 우연찮게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는데 저자의 이름이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검색해보니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대학원 시절, 내가 한창 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에 꽂혔을 때 우연히 본 영상에서 ‘이 어려운 내용을 이렇게 쉽게 시각화하여 전달할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그 한스 로슬링이었다. (그 때 그 영상을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아 별도로 운영 중인 영어 블로그에도 기록해 두었을 정도였다).. 2020. 12. 14.
[책 리뷰] 요즘 가장 핫한 직종 PM에 대한 모든 것, 인스파이어드 (Feat. 북클럽 개설) 휴직 기간 동안 마음 맞는 친구들과 틈틈이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해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북클럽.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주요 골자인데, 나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으므로 내가 첫 발제자를 맡게 되었다. 평소에 책을 안 읽는 편은 아니지만, 혼자 읽으면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들을 골라 같이 읽고 생각을 공유하며 소화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고른 책이 바로 마티 케이건의 ‘인스파이어드’. 우연한 기회로 대부분 PM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조인하게 되었는데, 그 채팅방에서 자주 회자되는 책이라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던 찰나 선택하게 되었다. 북클럽은 유명한 독서모임인 트레바리의 형식을 차용해 모임 전 50.. 2020. 9. 1.
[책 리뷰] 한 번쯤 생각해본 조기 은퇴의 삶, 파이어족이 온다 파이어족이 온다스콧 리킨스 / 지식노마드★ 3.5 어렸을 적 부모님은 나에게 나중에 커서 선생님을 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안정적이고 방학도 보장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일반 회사원이셨던 아빠, 그리고 주부셨던 엄마의 눈에 선망되는 직업이었을 것이다 (사실 선생님들의 방학은 지금도 부럽긴 하다. 주변에 선생님이 된 친구들을 보면 방학이라고 무작정 쉴 수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그들의 희망을 거스르고자 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쩌다 보니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후 부모님께서는 현실 가능성을 고려해(?) 선생님 대신 공무원과 공기업을 외치시곤 했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 공무원 준비는커녕 대내외 활동으로 바빴던 나는 결국 아빠처럼 사기업의 회사원이 되었고, 그 회사에서 딱 5년을 채우고 모아둔.. 2020. 3. 28.
[책 리뷰/원서 읽기] 완벽주의를 벗어남으로써 완벽에 더욱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How To Be An Imperfectionist How To Be An ImperfectionistStephen Guise★ 4.0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나도 완벽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만은 확실하다. 어렸을 때 공책에 글씨를 썼는데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페이지 전체를 찢어서 다시 썼던 기억, 학창 시절 시험을 보고 난 후 틀린 게 있을까봐 답을 맞혀보지 못했던 기억,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책 한 권을 완독 하기 전 까지는 다른 책으로 넘어가지 못했던 기억 ('이동진 독서법' 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 이 습관은 고쳤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의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버릇 같은 것.. 2020. 3. 24.
[책 리뷰/원서 읽기] 요즘 같은 경기 불황의 초입점에서, I Will Teach You To Be Rich I Will Teach You To Be RichRamit Sethi★ 4.5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더믹(pandemic)화 되면서 촉발된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a.k.a. 연준)이 금리를 1%P 인하함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고, 글로벌 증시도 며칠째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TMI.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내가 나름 위험 분산을 한답시고 몇 군데로 나눠 넣은 펀드의 손실률을 보면 눈물이 난다..). 경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경제 관련 영어 스터디를 10년 가까이하며 (이마저도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쉬고 있지만) 카톡방에서 스터디원들이 주고받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또는 9/11 테러 때.. 2020.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