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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36

뮤지엄 산 쌀쌀하지만 청량한 날씨와 잘 어우러지는 곳에 다녀왔다. 몇 년간 마음에 담아 두었지만 여러 다른 이유들로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제주도에서 이 분의 건축물을 몇 군데 방문한 뒤로 이곳에 대해서는 가보지 않아도 믿는 구석이 생겼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찾기가 더 힘들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역시 기대만큼 좋았다. 가만히 있어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곳, 물, 빛, 바람 등 자연의 모든 요소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곳이었다. 아이는 이곳에서 머그컵 만들기 체험을 했다.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 새겨진 컵을 받아 들자 매우 뿌듯해했다. 다음 일정으로 생각해 둔 카페가 있었으나, 어른과 아이의 취향을 다 저격한 이 공간에 더 오래 머물고 싶어 뮤지엄 안에 있는 카페로 발걸음을 향했다. 음료 값은 사악했지.. 2023. 12. 6.
7박 8일 장마 기간 제주 여행 #2. 맛집의 발견 여행의 반은 식도락이다. 평소에도 식탐이 많은 나는 항상 음식점에 가면 다 먹지도 못할 양을 시키고 후회하는 일이 잦다. 그래도 못 먹어서 후회하는 것보다 배불러서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심산이다. 지난 제주 여행 포스트(아래)에 이어서 이번에는 여행에서 발견한 소중한 맛집 세 곳을 공유해 본다. 7박 8일 장마 기간 제주 여행 #1. 나는 왜 제주가 좋을까 지난 3월, 아시아나 마일리지 일부가 연말에 소멸된다는 연락을 받고 항공권을 알아봤었다. 요즘 다시 요가에 한창 빠져 있는지라 여행지로 발리를 가장 먼저 고려했으나 아시아나는 발리 직항 heatherblog.tistory.com 환이네 이태리식당 한 입 먹자마자 인생 뇨끼로 등극 이번 제주 여행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유명 음식점과 카페 상당수가.. 2023. 8. 12.
7박 8일 장마 기간 제주 여행 #1. 나는 왜 제주가 좋을까 지난 3월, 아시아나 마일리지 일부가 연말에 소멸된다는 연락을 받고 항공권을 알아봤었다. 요즘 다시 요가에 한창 빠져 있는지라 여행지로 발리를 가장 먼저 고려했으나 아시아나는 발리 직항 노선이 없었다. 최근 엔저로 일본도 많이 간다는데 일본은 남편이 반대했고, 최종적으로는 사이판과 끝까지 고민했으나 결국 우리는 안전하지만 확실한 선택을 했다. 바로 제주도. 지난 한 달 살기 이후 1년 반 만이었다. 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나요.블로그를 쉬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여유가 없어 블로그를 쉬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복직을 했고, 올해 두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 중 하나는 최종 면heatherblog.tistory.com 그리고 지난 6월 말, 7박 8일의 일정으로 제.. 2023. 7. 14.
퇴사와 입사 사이. 제천 여행. 포레스트 리솜에서 2박3일 여름휴가. 지난주 아기 어린이집 방학 기간에 맞춰 짧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회사 휴양소에 응모했는데 운 좋게 당첨된 것이다 (퇴사 전에 한 번이라도 가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당첨된 곳은 제천에 위치한 포레스트 리솜. 남편은 마지막까지 업무를 조율했지만 결국 일이 바빠 가지 못하게 되었고, 동생과 제부도 직전에 코로나에 걸려 빠지게 되어 결국 친정 부모님과 나와 아기, (식구들이 다 빠져 급하게 부른) 첫째 고모, 이렇게 다섯 명만 가게 되었다. 집에서 두 시간 가량 차를 타고 가서 도착했다. 제천 시내까지 차로 30분이 더 걸릴 정도로 깊숙한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었다. 숙소는 호텔형 객실인 레스트리 리솜과 독채 형태인 포레스트 리솜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묵은 곳은 후자였다 (아마 회원권 제도로만 운영하는.. 2022. 8. 8.
제주 한 달 살기 4주차. 뒤늦게 서점 몰아가기. 만춘서점. 소심한 책방. 라바북스. 유람위드북스. 스누피 가든은 강추. 3주차 주말인 토요일에는 남편이 갑자기 아팠다. 원래 지병(이라고 쓰니 왠지 나이든 것 같지만)이었던 이석증이 도진 것이다. 이석증은 발병할 때마다 증상이나 증상의 경중이 다른데 이번에는 고개를 숙이면 어질어질하고 토할 것 같다고 했다. 이석증은 딱히 치료 방법이나 약이 없다. 이탈한 이석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덕분에 오랜만에 독박 육아 당첨. 오예. 제주에 있던 한 달 중 유일하게 아무런 일정 없이 집에 머물렀던 날이다 (오전에 잠깐 다녀온 동네 마실을 제외하고는). 다행히 그 날 밤부터 남편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남은 기간 더 부지런히 다녀야지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제주에서의 생활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그간 너무 여름이 위.. 2021. 11. 5.
제주 한 달 살기 마지막 날. 힘 빼고 동네 산책. 한남 시험림. 안녕 제주. 오늘 제주에서의 일정을 마지막으로 내일 점심 비행기로 육지로 떠난다. 처음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결정했을 때 한 달이란 시간은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살아보니 한 달은 여행자처럼 지내기에는 길고, 현지인처럼 살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현지인처럼 힘 빼고 여유롭게 둘러보기로 했다. 첫 코스는 동네 산책. 지난번 차를 타고 가다가 집 앞에 피어 있던 노란 꽃나무를 배경으로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을 발견하고 우리도 찍어야지 생각했다. 포토 스팟은 멀리 있지 않았구나. 사진을 몇 장 찍고 셋이서 동네를 여유롭게 걸었다. 걸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곳 위미리는 정말 예쁜 동네다. 복잡한 관광지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사실 그래서 더 좋다) 찬찬히 뜯어보면 그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제주에.. 2021. 10. 30.
제주 한 달 살기 3주차. 여름에서 갑자기 가을로. 아쿠아 플라넷. 카페아오오. 새별오름. 포도미술관 모처럼의 주말인데 비가 온다. 3주 차 토요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원래 정해둔 일정도 딱히 없었지만 비 온 날에 갈만한 곳을 찾다가 (조금 뻔한 선택이지만) 아쿠아 플라넷에 가기로 했다. 아기가 있는 부모들은 다 여기로 모인 것 같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가는 곳마다 복작복작해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동선 가장 마지막에 있던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 수조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지긴 했다. 가오리 먹이주기 쇼. 인간적으로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 돌아보는 내내 아기띠로 구경시켜준 남편, 고생했어! 여름이가 졸린지 관람 막바지부터 찡찡거리는 바람에 3시에 예정되어 있던 쇼는 못 보고 발길을 돌렸다 (쇼를 보러 가는 대기줄이 너무 길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2021. 10. 22.
제주 한 달 살기 2주차. 다시 오브젝트늘. 백신 2차 맞고 블루보틀. 본태미술관. 이제 정말 우리 셋. 제주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니. 첫 5박 6일은 시어머님과, 그다음 5박 6일은 친정 엄마, 아빠와 함께 지냈는데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시고 이제 우리 셋만 제주에 남았다. 2층 집이 휑하게 느껴진다. 시어머님 생신 케이크 때 주문한 티나케이크를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마침 이번 달 아빠 생신도 있어서 한 번 더 주문했다. 지난번에 당근 케이크를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무화과 케이크로. 사실 무화과 자체는 케이크와 조금 이질적이긴 했는데 크림과 빵은 이번 케이크가 더 맛있었다. 당근 케이크보다 조금 덜 뻔하달까. 그리고 또 왔다. 오브젝트늘. 작년에 산 반지와 팔지를 너무 잘하고 다니고 있기도 하고 (아래 포스트 참고), 어떤 브랜드도 이곳의 감성과 유니크함을 가진 곳은 없어서 (혹시 있다면 알려주세요.... 2021. 10. 14.
제주 한 달 살기 5일차. 아기 감기. 생각보다 더 좋았던 테라로사와 오설록. 드디어 먹어본 오는정 김밥.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달간의 제주살기 프로젝트 시작. 그리고 벌써 10월 5일인 오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한 달이면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다가 정신 차리면 집에 돌아갈 시간이겠어. 아쉬운 마음에 틈날 때마다 짧게라도 기록해 보기로 한다. (제주 한달 살기를 결심한 계기는 아래 포스트를 참고 ▼) 제주 한달 살기를 떠나요. 블로그를 쉬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여유가 없어 블로그를 쉬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복직을 했고, 올해 두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 중 하나는 최종 heatherblog.tistory.com 우여곡절 끝에 (우여곡절이라 함은 아기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는데 지하철이 처음이라 낯선지 울.. 2021. 10. 5.
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나요. 블로그를 쉬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여유가 없어 블로그를 쉬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복직을 했고, 올해 두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 중 하나는 최종 면접에서 미끄러졌는데 최종이고 면접도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 꽤 오랫동안 정신적 타격이 있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글링하며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자괴감이 자주 들곤 했으며, 그 와중에 두 개의 북클럽에서 리더를 맡아 활동했다. 그리고 최근 아기가 어린이집에 풀타임으로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선생님들의 제보를 받았다. 일과 시간에도 자동차나 비행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낮잠 자는 것도 울고 불며 거부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선생님께서 우리가 맞벌이인 .. 2021. 9. 17.
모교 해외 유학 준비 설명회 패널로 참가하다. 나의 모교에서는 매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 유학 준비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설명회를 개최하는 주체가 학교가 아닌 졸업생이라는 점인데 (물론 학교에서 홍보나 장소 제공 등의 지원은 해주고 있지만), 올해는 그간 매년 자발적으로 설명회를 준비해 주시고, 해외 유학 출신의 모교 동문들 페이스북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계시는 친한 지인분의 추천으로 경영대 섹션의 패널로 참여하게 되었다. 원래는 준비 과정이나 해외 생활 등 유학 관련 주제를 하나 선정해 발표를 해야 했으나, 워낙 변수가 많은 육아 때문에 별도의 발표 자료까지 준비할 시간을 내기가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마지막 순서로 예정된 Q&A 세션에만 참가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후 본격적으로 Slido를 통해 실시간.. 2020. 9. 2.
[19년/프랑스] 남프랑스 여행 마지막 4~5일차 (니스) 우리의 남프랑스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었던 니스. 4일 차 아침, 이틀에 걸쳐 달려온 그 길을 렌터카 반납 시간 때문에 반나절 만에 가야 했기에 아쉽지만 이른 체크아웃을 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가는 길에 있었던 엑상프로방스에 들러보려고 했는데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 사진 한 장 못 찍고 문자 그대로 정말 “들러만" 보고 나와야 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던 곳인데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덕분에 니스에 예상한 시각보다 일찍 도착해 숙소에 짐을 맡기고 다시 공항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할 수 있어서 몸이 한결 편했다. 남프랑스 Day 4: 아를 → 니스 남프랑스 Day 5: 니스 니스에서 2박을 묵은 숙소는 니스 해변가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외관은 굉장히 낡았는데 내부를 .. 2020.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