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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달살기8

제주도 새벽 요가의 기억 작년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다녀오며 꼭 따로 포스팅해야지 하며 미뤄두었던 이야기가 있다. 제주에서 뭐가 가장 좋았어?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이야기. 바로 요가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가 두 돌이 넘은 요즘은 간헐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하고 있으나, 작년까지만 해도 아기가 새벽에 두어 번씩은 꼭 깼기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엄두를 못 냈었다 (총 수면시간은 7~8시간을 채웠음에도 새벽에 여러 번 깨면 하루 종일 그렇게 피곤할 수가 없다). 그런 내가 제주에서 아침 6시에 시작하는 요가 수업을 등록한 것이었다. 아마 이보다 더 늦은 수업이 있었다면 주저 없이 그걸 택했겠지만 이 요가원의 평일 수업은 아침 6시와 저녁 7시 40분, 딱 두 번밖에 없었다. 회사의 기본 퇴근 시.. 2022. 5. 16.
제주 한 달 살기 4주차. 뒤늦게 서점 몰아가기. 만춘서점. 소심한 책방. 라바북스. 유람위드북스. 스누피 가든은 강추. 3주차 주말인 토요일에는 남편이 갑자기 아팠다. 원래 지병(이라고 쓰니 왠지 나이든 것 같지만)이었던 이석증이 도진 것이다. 이석증은 발병할 때마다 증상이나 증상의 경중이 다른데 이번에는 고개를 숙이면 어질어질하고 토할 것 같다고 했다. 이석증은 딱히 치료 방법이나 약이 없다. 이탈한 이석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덕분에 오랜만에 독박 육아 당첨. 오예. 제주에 있던 한 달 중 유일하게 아무런 일정 없이 집에 머물렀던 날이다 (오전에 잠깐 다녀온 동네 마실을 제외하고는). 다행히 그 날 밤부터 남편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남은 기간 더 부지런히 다녀야지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제주에서의 생활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그간 너무 여름이 위.. 2021. 11. 5.
제주 한 달 살기 마지막 날. 힘 빼고 동네 산책. 한남 시험림. 안녕 제주. 오늘 제주에서의 일정을 마지막으로 내일 점심 비행기로 육지로 떠난다. 처음 제주도 한 달 살기를 결정했을 때 한 달이란 시간은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살아보니 한 달은 여행자처럼 지내기에는 길고, 현지인처럼 살기엔 짧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현지인처럼 힘 빼고 여유롭게 둘러보기로 했다. 첫 코스는 동네 산책. 지난번 차를 타고 가다가 집 앞에 피어 있던 노란 꽃나무를 배경으로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을 발견하고 우리도 찍어야지 생각했다. 포토 스팟은 멀리 있지 않았구나. 사진을 몇 장 찍고 셋이서 동네를 여유롭게 걸었다. 걸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곳 위미리는 정말 예쁜 동네다. 복잡한 관광지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사실 그래서 더 좋다) 찬찬히 뜯어보면 그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제주에.. 2021. 10. 30.
제주 한 달 살기 3주차. 여름에서 갑자기 가을로. 아쿠아 플라넷. 카페아오오. 새별오름. 포도미술관 모처럼의 주말인데 비가 온다. 3주 차 토요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원래 정해둔 일정도 딱히 없었지만 비 온 날에 갈만한 곳을 찾다가 (조금 뻔한 선택이지만) 아쿠아 플라넷에 가기로 했다. 아기가 있는 부모들은 다 여기로 모인 것 같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가는 곳마다 복작복작해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동선 가장 마지막에 있던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 수조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지긴 했다. 가오리 먹이주기 쇼. 인간적으로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 돌아보는 내내 아기띠로 구경시켜준 남편, 고생했어! 여름이가 졸린지 관람 막바지부터 찡찡거리는 바람에 3시에 예정되어 있던 쇼는 못 보고 발길을 돌렸다 (쇼를 보러 가는 대기줄이 너무 길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2021. 10. 22.
요즘의 고민. 직장이 인생의 목적이 되면 안 되는데. 사실 여러 복잡한 심경을 안고 제주에 왔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회사의 리크루터로부터 지난달 인터뷰 제의를 받았고 (그간 동일한 회사의 리크루터들과 소위 폰 스크리닝이라고 부르는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했지만 실제 인터뷰 제의를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원 부서의 팀 리더 분과 1차 인터뷰를 했으나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어버버 하다 보기 좋게 말아먹었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대로 탈락. 지난 수 년간 몇십 번을 지원한 끝에 겨우 얻어낸 기회인데 이렇게 날려 먹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폰 스크리닝까지는 말 그대로 스크리닝 단계였으나, 1차 인터뷰부터는 공식 채용 프로세스라 나의 답변과 인터뷰이의 피드백이 기록에 남을 테고 이는 향후 이 회사에 지원할 때 큰 불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머리로는 예.. 2021. 10. 18.
제주 한 달 살기 2주차. 다시 오브젝트늘. 백신 2차 맞고 블루보틀. 본태미술관. 이제 정말 우리 셋. 제주에 온 지 벌써 2주가 지났다니. 첫 5박 6일은 시어머님과, 그다음 5박 6일은 친정 엄마, 아빠와 함께 지냈는데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시고 이제 우리 셋만 제주에 남았다. 2층 집이 휑하게 느껴진다. 시어머님 생신 케이크 때 주문한 티나케이크를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마침 이번 달 아빠 생신도 있어서 한 번 더 주문했다. 지난번에 당근 케이크를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무화과 케이크로. 사실 무화과 자체는 케이크와 조금 이질적이긴 했는데 크림과 빵은 이번 케이크가 더 맛있었다. 당근 케이크보다 조금 덜 뻔하달까. 그리고 또 왔다. 오브젝트늘. 작년에 산 반지와 팔지를 너무 잘하고 다니고 있기도 하고 (아래 포스트 참고), 어떤 브랜드도 이곳의 감성과 유니크함을 가진 곳은 없어서 (혹시 있다면 알려주세요.... 2021. 10. 14.
제주 한 달 살기 5일차. 아기 감기. 생각보다 더 좋았던 테라로사와 오설록. 드디어 먹어본 오는정 김밥.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달간의 제주살기 프로젝트 시작. 그리고 벌써 10월 5일인 오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한 달이면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다가 정신 차리면 집에 돌아갈 시간이겠어. 아쉬운 마음에 틈날 때마다 짧게라도 기록해 보기로 한다. (제주 한달 살기를 결심한 계기는 아래 포스트를 참고 ▼) 제주 한달 살기를 떠나요. 블로그를 쉬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여유가 없어 블로그를 쉬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복직을 했고, 올해 두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 중 하나는 최종 heatherblog.tistory.com 우여곡절 끝에 (우여곡절이라 함은 아기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는데 지하철이 처음이라 낯선지 울.. 2021. 10. 5.
제주 한 달 살기를 떠나요. 블로그를 쉬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여유가 없어 블로그를 쉬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복직을 했고, 올해 두 번의 이직 기회가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 중 하나는 최종 면접에서 미끄러졌는데 최종이고 면접도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 꽤 오랫동안 정신적 타격이 있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끊임없이 저글링하며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자괴감이 자주 들곤 했으며, 그 와중에 두 개의 북클럽에서 리더를 맡아 활동했다. 그리고 최근 아기가 어린이집에 풀타임으로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선생님들의 제보를 받았다. 일과 시간에도 자동차나 비행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낮잠 자는 것도 울고 불며 거부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선생님께서 우리가 맞벌이인 .. 2021.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