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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꿈은 일잘러입니다7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차이 예상치도 못하게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예전 회사와 협업할 기회가 생겨 요 며칠 관계자분들 간의 대화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다. 두 회사의 규모 (참고로 전 회사는 대기업이고, 현 회사는 스타트업이다) 도 다르고, 주력 시장, 주 사용 언어도 다르다 보니 어떻게 보면 차이는 필연적이겠지만 두 회사 모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묘한” 다름이 읽혀 겉으로 표현하진 않아도 각자 상대방의 어떤 부분에 불만이 있을지 예상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면 이런 식이다. 전 회사에서는 메신저를 통한 대화라도 구어체를 최대한 지양하고, 현 회사에서는 “ㅎㅎ“ 를 쓰며 친근하게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편이다.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 전 회사의 담당자는 최대한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장.. 2024. 1. 19.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회사에서 개최하는 연중 가장 큰 행사를 목전에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몇 주간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주말에도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에 틈틈이 일을 했다. 입 안에는 진작에 혓바늘이 돋았고 입술에는 물집이 잡혔다. 줄곧 대기업에만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오니 항시 일손과 시간이 부족하다 (분명 작년의 나는 대기업으로 이직했었는데 올초 회사가 독립해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스타트업 직원이 되어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져야 하는 업무의 범위도 넓어졌을뿐더러 내 업무를 백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그 부담감과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작년 이맘땐 입사한지 한 달 만에 출장지에서 발표를 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아래 포스트 참고), 올해는 행사 준비도 맡게 됨과 동시에 행.. 2023. 9. 3.
비록 지금 잠깐 길을 잃은 느낌이더라도 (feat. 수습 통과) 어느덧 새 회사에 온 지도 3개월이 되었다. 모든 이들의 첫 3개월(보통 회사에서 수습 기간으로 책정하는 시기)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정신없이, 그리고 밀도 높은 시간을 보냈다. 입사한 지 1개월 반 만에 출장을 갔고, 또 출장에서 발표까지 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영어로. 싱가포르 7박 9일 출장. 정리되지 않은 생각 뭉텅이들. 일주일간의 싱가포르 출장 일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호텔에서의 마지막 날 밤에 쓰는 글. 정제되지 않은, 날 것에 가까운 생각들을 뭉텅뭉텅 뱉어내는 수준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럼 heatherblog.tistory.com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일하며 기존에 해왔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을 배운 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아니,.. 2022. 11. 10.
싱가포르 7박 9일 출장. 정리되지 않은 생각 뭉텅이들. 일주일간의 싱가포르 출장 일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호텔에서의 마지막 날 밤에 쓰는 글. 정제되지 않은, 날 것에 가까운 생각들을 뭉텅뭉텅 뱉어내는 수준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기록해보려고 한다. # 1. 삼촌 가족과 주말 나들이 주말 중 하루는 삼촌 가족을 만났다. 삼촌네 가족은 20년 전에 싱가포르로 넘어가 사업을 시작해 멋지게 정착하셨다. 삼촌, 숙모, 그리고 현재 싱가포르 군대에 복무 중인 (경찰서에서 복무 중이라 집에서 출퇴근을 한다고 했다) 작은 사촌 동생도 만났다. 하루 종일 멋지고 좋은 것만 보여 주시려고 여기저기 데리고 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나도 이제 어느덧 10년 차 회사원이라 돈을 버는데도 삼촌 눈에는 아직 내가 10살 꼬마로 보이는지 하루 종일 돈을 한 푼도 못쓰게.. 2022. 9. 30.
퇴사. 마지막 근무일의 소회. 원래는 이직 과정에 대한 포스트를 먼저 작성하고 싶었는데 오늘이 사실상 마지막 근무일이었기에 괜히 센티해져서 새벽에 쓰는 글. 이 감정을 날 것 그대로 적어보고 싶었다. 어디론가 증발하기 전에 빠르게 (같은 맥락에서 오랜만에 인스타그램에도 짧은 소감을 남겼다). 로그인 • Instagram www.instagram.com 지난 10년간 두 개의 회사를 다녔고 이번이 두 번째 퇴사다. 첫 퇴사는 그간 모은 돈으로 미국 유학을 간다고 호기롭게 감행했고 (지금 하라면 절대 못했을 것 같다. 과거의 나를 힘껏 안아주고 싶다.), 석사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구한 직장을 4년 반 만에 떠나게 된 것이다. 첫 번째 회사의 퇴사일은 아직도 어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다. 평소보다 일찍 업무를 마무리하고 인사를 .. 2022. 8. 3.
일잘러의 꿈은 포기할 수 없어. OOO 님은 2021년 한 해 동안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의 성과, 협업, 공헌도 등을 보여주어, 상위 수준의 지급률을 적용하여 인센티브 금액을 산정하였습니다. 며칠 전 메일함으로 날아온 리뷰와 인센티브 결과. 작년 하반기에 1년 3개월의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마치고 막 복귀했을 뿐인데 일한 기간에 비하면 과분한 금액이었다. 동료와 리더가 나에 대해 작성해 주신 리뷰도 정독했는데 보완해야 할 점을 적어주신 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라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직무 전환을 해 혼자 머리를 싸매며 끙끙 앓고 고군분투했던 나와 나의 지난 시간들을 다독여주고 싶었다. 오랫동안 마케팅을 업으로 삼았다. "마케팅". 이 세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 직장에서는 일면식도 없.. 2022. 4. 29.
요즘의 고민. 직장이 인생의 목적이 되면 안 되는데. 사실 여러 복잡한 심경을 안고 제주에 왔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회사의 리크루터로부터 지난달 인터뷰 제의를 받았고 (그간 동일한 회사의 리크루터들과 소위 폰 스크리닝이라고 부르는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했지만 실제 인터뷰 제의를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원 부서의 팀 리더 분과 1차 인터뷰를 했으나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어버버 하다 보기 좋게 말아먹었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대로 탈락. 지난 수 년간 몇십 번을 지원한 끝에 겨우 얻어낸 기회인데 이렇게 날려 먹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폰 스크리닝까지는 말 그대로 스크리닝 단계였으나, 1차 인터뷰부터는 공식 채용 프로세스라 나의 답변과 인터뷰이의 피드백이 기록에 남을 테고 이는 향후 이 회사에 지원할 때 큰 불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머리로는 예.. 2021.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