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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후기4

임산부 막달검사 (단백뇨, 연쇄상구균 검출) 이전까지 3주에 한 번씩 갔던 산부인과를 지난주(36주)를 기점으로 매주 다니고 있다. 산부인과가 집 근처라 그나마 가깝고 남편도 요즘 재택근무 중이라 차로 편하게 갈 수 있으니 망정이지 사실 매주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여름이를 만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전까지는 절대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얼굴을 보여주기를 완강히(?) 거부하던 여름이도 (지금껏 진행한 두 번의 입체 초음파에서는 뒤통수만 실컷 보았고, 일반 초음파를 볼 때도 거의 대부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머리가 골반에 잘 자리 잡은 뒤로는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매주 여름이가 꼬물거리며 양수를 마시고 하품을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약간의 귀찮음은 충분히 상쇄해줄 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어.. 2020. 3. 20.
임신과 감정 호르몬 (Feat.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임신을 하면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임신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 변화는 다 겪으면서도 정신적 변화는 내게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시정지'될 나의 커리어와 그 자리를 대신할 '엄마'라는 새 역할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아침마다 일기에 한 줄 한 줄씩 적어 내려갈 때의 감정도 '우울'보다는 '받아들이는 과정'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임신 기간 중 이건 호르몬 탓이다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진 적이 한두 번 있었는데 어제가 그랬다. JTBC에서 방구석 1열 에피소드 8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vs. 어느 가족' 편을 보던 중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이미 봤던 영화였는데 보면서 코끝이 찡했던 장면을 어제 다시 봤는데.. 2020. 3. 13.
임신 36주, 출산가방을 챙기기 시작하다. 오늘부로 임신 36주에 돌입했다. 한창 입덧으로 고생했던 임신 초기에는 하루하루가 그렇게 더디게 갈 수가 없었는데 중기 이후부터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감이 내가 소화하기 힘들 정도니 역시 시간은 상대적인가 보다. 본격적으로 출산 휴가가 시작된 지난주는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을 쓰고, 뜨개질을 하고 나름 바쁘게 보냈다. 주말에는 시누이 생일이라 시댁에도 잠깐 다녀왔는데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반찬도 잔뜩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출산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어버버 하다가 36주 차에 접어드니 정신이 들면서 살짝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출산 휴가만 시작되면 병원이나 구청에서 하는 출산 관련 교육이나 요가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 모든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바로.. 2020. 3. 12.
2019.8.23 임신 일기 ※ 아래 글은 임신 7주 차 무렵에 작성한 일기다. 뱃속에 이 조그만 생명을 품은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임신 7주 차). 단축근무 기간이라 팀원들보다 1시간 늦게 출근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는데, 어제는 참석하려고 했던 회의가 근무 시간을 넘긴다는 이유로 취소되고 나 대신 다른 팀원분들이 참석하시게 되었다. 내가 팀장이어도 그렇게 결정했을 것 같다 싶다가도 묘하게 섭섭한 감정이 들었는데,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워커홀릭의 기질이 있었던가 조금 놀랐다. 평소에도 일이나 자기 계발에 욕심이 많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하는 편이긴 해서 올해 상반기 평가가 특히 좋았는데, 이제 업무를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도 줄어들고, 입덧 때문에 컨디션도 예전 같지 않아서 하반기 평가는 상반기.. 2020.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