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 김영사
★ 5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오상진 아나운서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였다. 추천사의 내용이 지금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올해 읽은 책 중 베스트”라는 표현이 있었던 같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가 이토록 극찬을 했을까, 당시에는 궁금해만 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 우연찮게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는데 저자의 이름이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검색해보니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대학원 시절, 내가 한창 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에 꽂혔을 때 우연히 본 영상에서 ‘이 어려운 내용을 이렇게 쉽게 시각화하여 전달할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그 한스 로슬링이었다. (그 때 그 영상을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아 별도로 운영 중인 영어 블로그에도 기록해 두었을 정도였다)
이 책도 내가 3년여 전 봤던 영상에서 다루었던 그 ‘데이터’에 관한 내용이다. 현대 사회의 산물인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오늘날 우리의 (혹은 우리에게 요하는) 사고방식과,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이 원시시대 때부터 축적해 온 본능 사이의 갭,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판단 착오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나하나씩 짚어주는 책이다.
책의 서문에서 제시하는 문제를 풀며 (나 또한 거의 다 틀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나가며 들었던 생각은 첫 번째로 이 세상은 생각보다 살 만하다는 것이었고 (웃음), 두 번째는 큰 그림을 보는 노력을 의식적으로라도 하지 않으면 세상의 많은 것을 놓치거나 오해한 채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몇 년 전 한창 이슈가 된 페이스북의 가짜 뉴스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단순히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소비자들을 hooking하는 기사들이 이 책의 “공포 본능”에 의하면 조회수와 공유수가 높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이것이 새로운 가짜 뉴스를 재생산하는 기재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일반화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의 결론을 이렇게 내렸다.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하되, 항상 보이는 것 이면의 “사실”에 기반하여 한 번 더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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