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Teach You To Be Rich
Ramit Sethi
★ 4.5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더믹(pandemic)화 되면서 촉발된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a.k.a. 연준)이 금리를 1%P 인하함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고, 글로벌 증시도 며칠째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TMI.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내가 나름 위험 분산을 한답시고 몇 군데로 나눠 넣은 펀드의 손실률을 보면 눈물이 난다..). 경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경제 관련 영어 스터디를 10년 가까이하며 (이마저도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쉬고 있지만) 카톡방에서 스터디원들이 주고받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또는 9/11 테러 때와 비견될 정도이니 상황이 꽤 심각한 모양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차치하고도, 개인적으로 곧 출산을 앞두고 지출은 늘지만 (출산 휴가로 인해) 수입은 줄어들 것이 명백한 현 상황에서 ‘돈’과 관련된 걱정,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미래에 대한 계획이 최근 나의 주 관심사였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우연히 발견한 저자의 Creative Live 강의 내용이 좋아서도 있었지만 (이전 포스트 참고), 일단 책 제목에 매우 끌렸음을 인정한다. 하긴,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의 한국 번역본의 제목은 ‘부자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이지만 나는 원서로 읽었다. 딱딱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임에도 구어체로 쓰여져 있어 어렵지 않았고, 책 곳곳에 저자의 미국식 유머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읽는 도중에 현실 웃음이 터진 적도 몇 번 있었다. 401K나 Roth IRA 등 미국에만 해당되는 용어도 제법 나오지만 그 부분은 대강 훑어 넘겼고,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들 중 인상 깊었던 부분들만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 If you decide that spending $2.5 on Cokes when you eat out isn’t worth it - and you’d rather save that $15 each week for a movie - that’s not being cheap. That’s consciously deciding what you value.
만약 당신이 콜라 2.5불을 쓰는 것을 아껴, 그 돈을 모아 15불짜리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은 당신이 짜게 군다는 (being cheap) 의미가 아니다. 당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 4 buckets of conscious spending: fixed cost, investments, savings, and guilt-free spending money
의식적 소비의 4가지 버킷: 고정비, 투자, 저축, 그리고 죄책감 없는 소비 - You can’t agonize over thousands of micro-decisions per month - you have to focus on the bigger picture.
수많은 자잘한 결정사항들 (예를 들면 1달러를 더해 토스트에 치즈를 추가할지 말지)로 고민하지 마라 - 더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 Invest regularly, putting as much money as possible into low-cost, diversified funds, even in an economic downturn. Focus on time in the market, not timing the market.
수수료가 적고, 포트폴리오가 분산된 펀드에는 불황에도 정기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많이 투자하라. 시장에 있는 시간에 집중하되, 시장의 타이밍은 무시해도 된다. - Your biggest danger isn’t having a portfolio that’s too risky. It’s being lazy and overwhelmed and not doing any investing at all.
당신이 지닌 가장 큰 위험은 위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게으르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 High-level, vague visions never motivate us as much as we’d hope.
크고 모호한 비전은 우리가 희망하는 것 만큼 우리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못한다. - Investing shouldn't be dramatic or even fun - it should be methodical, calm, and as fun as watching grass grow. (What you can do with your investments - and your Rich Life - that’s fun!)
투자는 드라마틱하거나 재미있어서는 안된다 - 오히려 투자는 체계적이고, 침착하고, 그리고 마치 잔디가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듯이 차근차근 재미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 "의식적 소비 (conscious spending)"라는 컨셉인데, 이는 무조건적인 저축을 위해 삶의 가치를 희생하지 않는 것과도 닿아있다. 위에서 소개한 4가지 버킷 중 "죄책감 없는 소비 (guilt-free spending)"에 배분된 금액 내에 있다면 평소보다 좀 더 비싼 음식을 사 먹어도, 멋을 부리기 위한 지출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투자도 마찬가지다. 매일 부지런히 주가를 보며 지표의 등락에 따라 내 기분이 좌지우지 되는 것보다, 잘 분산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꾸준히, 그리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에 있어서도, 그리고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작가는 조언한다. 현시점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마인드 컨트롤이지만, 일부러 관망하려 노력해보며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해본다면 현재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 덧. 이 포스트를 쓰면서 조사를 하던 중에, 책에 있는 내용이 아래 기사로 잘 요약되어 있어 함께 공유한다. 책에 소개된 내용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책 한권 전체를 읽기에는 부담스럽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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