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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록

매일 5시 반에 일어나기 시작하다 (Feat. 회사 '작심삼십일' 프로젝트)

by Heather :) 2020. 2. 8.

   사실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여름이(태명) 때문에 새벽에 몇 번씩 깨기 시작하면서 단발적으로 일찍 일어나기 시작하다, 이럴 바에는 아예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체질을 바꾸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블로그도 일찍 일어난 날 중 하루, 충동적으로(?) 개설한 것이다. (이전 포스팅 참고)

 

2020년,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1월도 벌써 반이 지났다. 12월 말부터 1월 초에 걸쳐 제주 열흘 살기를 하고 돌아와 실제로 일상에 복귀한 것은 1월 둘째주부터이니 아직 새해의 설렘과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의지의 잔열감이 남아있는 시기다...

heatherblog.tistory.com

   마침 회사에서도 '작심삼십일'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멤버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이는 주제별 (주제는 '주 3회 블로그 작성', '하루에 15페이지 이상 독서' 등 다양하다) 사람을 모아 한 달 동안 서로 다짐한 내용을 지켰는지 트래킹하는 프로젝트다. 사전에 3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지키지 못하면 하루에 천 원씩 차감하는 시스템으로, 이렇게 해서 모아진 돈은 좋은 곳에 기부된다. 지키면 스스로 뿌듯하고, 지키지 못해도 내가 낸 돈이 좋은 취지로 쓰인다고 하니 굳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나는 2월 한 달간 '얼리버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회사 '작심삼십일' 프로젝트. 매일 각자 일어나기로 약속한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타임스템프가 찍힌 사진으로 채팅방에 인증한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습관화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간의 기록을 보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같은) 주말에는 일부러 8시 기상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오늘도 5시 30분이 되기도 전에 눈이 떠진걸 보니. 일찍 기상하기를 실천한 이후,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조금 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수면 시간은 이전과 동일하다. 예전에는 자정이 넘어 잠이 들었다면 지금은 10시만 되어도 졸음이 밀려와 기절해버리니 전체적인 바이오리듬이 2~3시간 정도 당겨진 것 뿐이다. 하지만 출근 시간에 맞춰 겨우 일어나 억지로 회사를 가는 대신, 새벽에 일어나 책도 읽고, 블로그도 쓰고, 오늘의 해야 할 일도 정리하다가 출근 준비를 하니 더 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고 내가 시간을 컨트롤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리고 이런 기분은 실로 얼마만인지). 실제로 몇 달간 미뤄두었던 자잘한 잡무들 (이를테면 '공인인증서 연동하기' 같은) 을 최근 한 달의 아침 시간 동안 많이 처리할 수 있었다. 

 

그간의 기상 기록 (사용한 앱: Time Stamp)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나면, 아침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채워져서인지 그 날 하루가 조금 더 잘 풀리는 느낌이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느낌이므로 구체적으로 정량화하여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예를 들면 '오늘 아침엔 블로그 글을 한 편 썼다' 라는 뿌듯함이 하루 종일 이어져 남은 하루도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예전에 석사 과정 중 행동 분석학 수업에서 배웠던 동기 (motivation) 에 관한 내용 - 한 예로, 우리가 다이어트 중인데 단 한 끼 유혹을 참지 못하고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었다면 motivation이 급격히 떨어져 그 날의 다이어트를 아예 포기해버리는 비이성적인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 의 반대 기재랄까.  

 

   아직 프로젝트 종료까지 3주라는 시간이 남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여름이가 태어나면 지속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아침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이 긍정적인 기운에 힘입어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는 것으로.


P.S. 며칠 전 같은 주제로 영어 블로그에 올린 글은 아래를 참고 👇

https://heathershinblog.wordpress.com/2020/02/03/i-started-to-wake-up-at-530-in-the-morning/#more-2468

 

I started to wake up at 5:30 in the morning.

I was never a morning person. Even when I was in my high school, prepping for Korean SAT, I rather chose to study till 2 am than waking up at 6. The reason being probably is that I felt my study ef…

heathershinblog.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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