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있는 열흘 내내 물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유지하다 ('하루에 외식 한번, 카페 한번'이라는 원칙도 순조롭게 잘 지키고 있었다), 단 하루 눈이 돌아간 날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브젝트늘 에 방문했을 때이다. '제주 소품샵'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인스타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이 너무 예뻐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다. 특히 이 곳에 있는 제품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데 틀이 따로 없어 동일한 디자인이라도 완전히 같은 제품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귀걸이 두 짝도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고. 이 세상에 하나뿐인 액세서리. 이 점이 나에겐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오픈 시간이 매우 짧고 (대체로 금토일 3시~5시만 오픈하는 듯했다) 이마저도 유동적이라 일부러 시간을 맞춰 가야 하는 곳이었는데, 다행히 그 날은 우도를 가는 일정이어서 오전에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다가 점심을 먹고 다시 나오니 시간이 얼추 맞아 방문하게 되었다.
오브젝트늘 은 종달리의 작은 농가주택을 개조한 건물에 위치해 있었는데, 오픈 시간에 거의 맞춰서 갔는데도 벌써부터 사람이 복작복작했다. '예쁜 거 있으면 사고 아님 말고'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이 광경을 보자마자 마음이 매우 흔들렸다. 그래서 들어가자마자 나도 이것저것 착용해보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품별로 여러 사이즈가 구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착용해보고 사이즈가 나와 맞으면 데려가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다. 참고로 아래 사진들은 안에 들어가자마자 홀린 듯이 구경하는 나를 대신해 동생이 찍어준 것이다.
결국 고심하다 반지 2개와 팔찌 1개를 구입했다 (특히 반지 하나는 내 손에 헐렁했음에도 무시하고 데려왔다). 사실 그리 저렴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이고, 세상 유일무이한 제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물욕을 자극하는 곳이다. 방문할 때마다 다른 물건이 전시되어 있을 테니, 그걸 구경하러 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구경만 하고 돌아오리라는 장담은 없지만). 다음에 제주에 갔을 때 또 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반지를 낄 수 있는 손가락이 몇 개 남아있지 않지만.
제주 오브젝트늘
https://www.instagram.com/object.n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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