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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록

아이폰 13 Pro에서 아이폰 XS로 교체했다. (Feat. 아이폰 XS 역주행)

by Heather :) 2024. 1. 15.

   그렇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2018년(아이폰 XS 출시연도)이 아니고 2024년이다. 내가 원래 쓰고 있던 모델은 아이폰 13 프로. 아이폰 15가 나온 지금, 나는 왜 5년 전 모델인 XS로 굳이 다운그레이드했을까?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동생이 최근에 아이폰 15를 구매해 XS가 공기계로 남았다고 했고, 나는 처음에는 받아서 세컨드폰 정도로 쓸까 했다. 평소 즐겨보는 테크 유튜브 채널 <디에디트>에서 기존 아이폰 카메라 특유의 따뜻한 색감은 XS모델 까지에서만 볼 수 있다고 했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 하나도 잘 간수하지 못해 하루에도 수차례 집안에서 휴대폰을 찾으러 다니는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휴대폰 두 개를 관리할 자신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마침 아이폰 13 미니를 쓰고 있는 남편이 큰 손가락에 비해 화면이 작아 자꾸 타이핑을 할 때마다 오타가 난다며 씩씩거리던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여 남편에게 선행(?)을 베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새해 첫날에 우리 부부는 각자 오래된 새 휴대폰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구형폰이지만 신규폰을 산 것처럼 들뜬 나를 보며 역시 난 그저 새로운 것이 좋은 거지 최신폰이 필요한 건 아니었구나 라는 작은 깨달음도 얻었다. 사실 아이폰끼리 데이터를 옮기는 것은 매우 간단한 작업이지만 새 휴대폰 느낌을 내고 싶어 배경화면도 바꾸고 앱들도 기존과 다르게 배치해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새 휴대폰을 산 느낌이 났다.
 


   그렇게 아이폰 XS로 바꾸고 2주 정도 써보니 아이폰 13 프로와 비교했을 때 살짝 느려지고 배터리가 조금 더 빨리 닳는 것 외에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5년의 기술 격차가 이것밖에 안된다니 XS가 정말 잘 만들어진 휴대폰이었구나- 라는 생각에 더욱 애정이 간다. 배터리는 집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하루 종일 밖에 있을 때를 대비해 휴대용 충전기와 맥세이프 케이스를 별도로 구매했다. 오래된 기종이라 케이스가 대폭 할인 중이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소소한 기쁨.
 


   이번에 오래된 휴대폰을 들이며 서랍 속에 있던 나의 오래된 카메라도 소환했다. 8년여 전, 신혼 때 산 소니 RX100 Mark3 모델이다. (결혼할 때 이미 나의 유학이 예정되어 있었던 터라 집도, 가구도, 가전도 필요 없던 우리는 좋은 카메라 하나 정도는 들이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잘 아는 지인께 추천받아 구매했다) 지금은 최신 기종도 많이 나왔지만 카알못인 나에게는 이 모델로도 충분하다. 아이폰 XS의 부족한 화질을 이 친구가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요즘 더 자주 꺼내 써보고 있다. 이렇게 사진과 영상에 재미를 붙이면 나중에 유튜브 채널을 하나 개설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낡은 기기들에 이렇게 정이 가다니. 낡은 것과 더 낡은 것들로 올 한 해도 꽉꽉 채워볼 예정.



+ 24년 1월 17일 업데이트
우연히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아이폰 XS는 LTE 모델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보름 넘게 사용할 수도 없는 5G 요금을 쓰고 있었네. (SKT에서는 따로 안내를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막차 타고 만 34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0플랜 요금제 (월 33,000원)를 써보기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휴대폰 요금이 반 정도로 줄 것 같다. 이 또한 예상치 못한 수확이군. 왠지 굉장한 이득을 본 기분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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