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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19년/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by Heather :) 2020. 2. 18.

   9박 11일의 여행 일정 중 불과 4박밖에, 그 마저도 비행기를 놓쳐 하루는 버려야 했던 (이전 포스팅 참고) 짧은 파리 일정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빛의 아틀리에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 빈센트 반 고흐 전시였다. 사실 파리의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역에서도 꽤 걸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우리는 킥보드를 타고 갔지만), 굳이 이 전시회만을 위해 먼 길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긴 하지만, 그 고생을 상쇄할 만한 감동을 주는 곳이라 별도로 포스팅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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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2018년에 개장한 곳이라 아직 관광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는데,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제법 인기가 많은지 출국 며칠 전에 예약을 하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이미 가고 싶은 날은 거의 매진이었다. 할 수 없이 가장 마지막 시간대인 저녁 8시로 예약을 했다. 결제까지 마치면 내가 입력한 메일로 아래와 같이 티켓을 보내준다.

 

   바로 직전 일정이었던 폼피두 센터에서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예약 시간까지 조금 빠듯해 보였다. 파리 일정 내내 남편이 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라임 (Lime) 킥보드를 이 기회를 빌어 허락했다. 부리나케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여 가입을 하고 근처에 세워져 있는 킥보드를 하나 잡고 달려 정신없이 달려 겨우 전시장에 도착했다. 이미 예약 시간에서 10분 정도 지난 상태였다.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서둘러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그 비주얼과 음향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부리나케 뛰어서 쿵쾅거리던 심장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원래 전시회는 모름지기 조용한 분위기에서 관람해야 한다는 주의이지만, 이 공간이 주는 압도감이 워낙 커 사람이 바글바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다들 자연스럽게 바닥에 앉아 서로를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작품이 다르기 때문에 나만 관광객 티를 내며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사진을 찍었더랬다. 남편도 현지인마냥 한 곳에 진득이 앉아서 감상했는데 말이다 (물론 남편은 현지인들과 다르게 다리가 아파서가 이유였지만).

 

   한 때는 오래된 주물 공장이었다는 이 곳. 그래서 벽의 정렬도 일정하지 않고 건물 중간중간 기둥도 아무렇게나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잉여 공간에도 구석구석 작품이 투사되고 있어 더욱더 이 곳만의 독특하고 경외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미술책에서 한번 쯤은 봤을 법한 작품들이 디지털화되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흡사 재미있게 봤던 영화 러빙 빈센트가 떠오르기도 했다.

 

   전시회장 내 작은 공간 안에는 이렇게 거울을 활용하여 작품이 투사되고 있었다.  

 

    반 고흐의 가장 대표작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 가장 유명한 작품인만큼 가장 마지막 순서에 나왔는데, 사진으로는 이 분위기를 결코 다 담을 수 없어 동영상으로 찍어보았다 (여담이지만 며칠 뒤 남프랑스 아를로 넘어가 이 걸작의 배경지로 유명한 론 강을 거닐었는데, 불빛 한 점 없이 오로지 까만 배경과 물만 보여 굉장히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그때의 그 황홀한 경험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하다. 생생한 느낌을 담아 인스타그램에 짧게 담아낸 후기는 아래를 참고. 포스팅을 하는 이 시점 다시 찾아보니, 고흐전은 작년 말 종료되었고 현재는 클로드 모네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모네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화가 중 하나인데 얼마나 좋을까. 다시 가보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빛의 벙커'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느낌의 상설 전시를 하고 있는 듯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봐도 좋겠다.

 

Instagram의 Heather님: “개인적으로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이 반 고흐 디지털 전시회.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같았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인기가 많은지 일주일 전에 미리 예매하려고 했

좋아요 34개, 댓글 6개 - Instagram의 Heather(@hm.shin)님: "개인적으로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이 반 고흐 디지털 전시회.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같았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인기가 많은지 일주일 전에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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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 Des Lumi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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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février 🌳 "Je suis vraiment l'homme des arbres isolés et des espaces grands ouverts." Claude MonetClaude Monet, Antibes, 1888 huile sur toile, 65,5 x 92,4 cm, Samuel Courtauld Trust, The Courtauld Gallery, London © Bridge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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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빙 빈센트 (Loving Vincent)'

 

러빙 빈센트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았던 화가 ‘빈센트’의 죽음 후 1년.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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