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신호가 오면 출산하러 산부인과에 가야 하는지, 아이 예방 접종은 언제 맞추러 가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내가 아이 교육 관련 책을 먼저 보고 있는 게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최근 신의진 교수의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내용이 좋았다 (수려한 문체는 아니었지만, 조목조목 포인트를 잘 짚어주셔서 읽기 쉬웠다). 조기 교육 열풍이 한창 불기 시작했던 (혹은 어쩌면 현재 진행형인) 시절, 발달 장애로 상담을 받으러 온 아이의 케이스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을 보고 저자는 모든 교육에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는 어떤 아이로 길러야 할까?
- 시민 의식이 있는 아이
- 사회성이 좋은 아이
-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아이
-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아이
그러면 내 아이가 이렇게 크기 위해서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
- 민감한 부모: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기
- 반응하는 부모: 아이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 일관성 있는 부모: 일관성 있는 잣대로 아이를 대하고 훈육하기
단순히 내 아이가 또래보다 영어를 빨리 배워야 하고, 구구단을 더 잘 외워야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잇대에 맞는 일반적인 아이의 성향, 그리고 내 아이의 성격을 파악해 아이가 향후 어른이 되어 어떤 일이든 자기 주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어릴 때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아래는 일반적인 아동의 발달 시기별 성향과 이에 따른 교육법이다.
~돌
- 신체 발달과 정서 발달이 비례하는 시기. 그저 잘 먹이고 잘 키울 것.
돌~두 돌
- 떼를 쓰기 시작하는 시기
- 분리 과도기 시기
- 오감 교육, 특히 아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교육의 포커스를 맞추는 게 중요함
- 이 시기에 과도한 훈육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
3~5세
- 왜? 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시기
- 논리, 인지 능력이 생김 (하지만 논리가 본인 중심이고, 주관적임).
- 인생에서 가장 창의적인 시기이므로 글자를 가르치거나, 세상의 규칙을 가르치는 등 창의성을 저해하는 교육은 금물
- 공포감이 심해짐 (상상력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과정)
- 기본적인 도덕성이 생기는 시기
- 친구들과의 협동심이 생김. 다만 경쟁적인 협동심이므로 옆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
- 엄마, 아빠를 따라 하는 시기
-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조금씩 훈육을 시작해도 됨 (예. 1분 동안 말을 안 하면 과자 주기)
5~6세
- 학교 가도 좋은 나이
- 영어, 수학 등 흔히 인지하는 암기 교육을 시작해도 되는 시기
위의 내용에 따르면 올해는 오직 여름이를 잘 먹이고 자주 웃게 해주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아이와 부모와의 애착 관계, 그리고 정서적인 안정감은 3세에 대부분 형성된다는 대목에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나는 앞으로 워킹맘으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고 이번 육아 휴직은 길어야 1년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여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해주고 싶다. 하지만 내가 내린 최선의 결정이 여름이에게 차선이 될 지더라도 여름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사는 엄마가 되지 않아야겠다고, 오히려 여름이가 본받고 싶어하는 당당하고 쿨한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본다.
조그만 세포로 시작해 벌써 2kg가 넘게 자라 발길질 한 번에도 배가 꿀렁하며 꽤 아플 정도로 (남편은 이걸 보고 영화 '에일리언' 같다고 했다) 커버린 너. 너가 내 뱃속에서 꼼지락거리는 이 시간도 나중에는 그리워지겠지. 여름아, 엄마와 아빠가 덜 아쉽게 천천히 자라다오 :)
P.S. 책의 내용이 좋아 유튜브에서 검색해 신의진 교수님의 강의 영상도 찾아 보았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면 좋을 것 같아 함께 추천.
맘스다이어리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1부
맘스다이어리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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