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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록

7년 만에 갈아탄 아이패드 미니 5 사용 후기 (장단점)

by Heather :) 2020. 3. 8.

   7년 만이다. 이제는 그 이름도 생소하지만 아이패드 3세대, 일명 뉴아이패드를 구매해 쓴 지도. 신입사원 때 큰 마음을 먹고 사서 여행 갈 때, 그리고 심지어 미국 유학길에도 동행했다. 지금은 아이폰에 맥북에 아이맥을 쓰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나의 첫 그리고 유일한 애플 기기였다. 시간이 지나고 기기가 오래되면서 버벅거리고, OS 업데이트도 더 이상 지원하지 않아 인스타그램 등 최신 앱 설치나 업데이트는 되지 않았지만 주로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사양이 오래되었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첫 아이패드 시리즈라 지금 보아도 화질 하나는 끝내준다). 

 

   그러다 어느 날 남편이 대뜸 결혼기념일 선물로 새 아이패드를 사주겠다고 한다. 간단한 검색을 하나 하는 데도 세월아 네월아 하는 아이패드를 꾸역꾸역 쓰고 있는 아내를 보고 있자니 내심 안쓰러웠나 보다. 사실 남편은 1~2년여 전부터 새 아이패드를 사 줄 테니 지금 쓰고 있는 "고물 (남편의 말을 인용했다)" 아이패드는 디지털 액자로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잘 쓰고 있는데 왜 그러냐면서 타박을 주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 출산휴가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여러 자기 계발 서적들을 읽으면서 (대표적인 책이 '불렛 저널'로 예전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서도 짤막히 소개한 적이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걸 아이패드를 통해 어느 정도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에 관하여 (+ 책 추천)

요즘 나의 커리어,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 다음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이 관계에 관한 고민이다. 어렸을 때 죽고 못살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 결국 소원해진다고 하는데 요즘 이 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의도..

heatherblog.tistory.com

 

 이렇게 빠른 자기합리화(?)가 끝나고, 며칠 동안 유튜브와 블로그를 보며 어떤 모델을 살 지 고민했다. 당시 아이폰 구매도 같이 생각하고 있어서 두 개의 조합도 함께 고려했고, 고민 끝에 휴대폰은 아이폰 11 Pro (64G), 패드는 아이패드 미니 5 (64G, Wifi) 로 결정했다. 휴대폰은 몇 달 전에 이미 회사 게시판에 올라온 프로모션 사이트를 통해 구입했고, 며칠 전 드디어 아이패드도 모셔왔다. 그리고 현재까지 3일 정도 사용해 보았는데 (깨어있는 시간 내내 사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감하는 장단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먼저 장점부터.

 

반가워. 7년만의 나의 새로운 아이패드 :)

 

1. 일단 가볍다

   이건 말해서 무엇하리. 아이패드 3세대를 쓰면서 유일한 불편한 점이라고 느꼈던 것이 바로 무게였는데 (누워서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려고 하면 벌을 서는 것처럼 팔이 금방 아파왔다) 아이패드 미니 5는 확실히 가볍다. 검색해보니 무게가 약 300g 정도라고 하는데, 일반 책 한 권 정도의 무게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 종일 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가벼운 만큼 휴대성도 좋아서 자주 들고나갈 수 있을 것 같다.

 

 

 

2. 역시 아이패드에는 굿노트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기존 아이패드 3세대는 이제 너무 구형 모델이 되어 더 이상 OS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는다 (애플의 갑질). 이 때문에 패드를 사용하는 대부분이 필수로 깐다는 노트 어플 (굿노트노타빌리티가 대표적이다) 을 기존 모델에서는 설치할 수 없었다 (물론 애플 펜슬이 지원되지 않는 것도 한몫했지만). 이번에 아이패드 미니 5를 들이면서 처음으로 굿노트 앱을 구입해 사용해 보았는데, 써보니 확실히 신세계다.

 

   얼마 전 휴대폰을 갤럭시 S8에서 아이폰 11 Pro로 바꾸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안드로이드 독서노트 앱에 저장해 두었던 데이터를 실수로 날려버리고 그 뒤로도 앱스토어에서 적당한 독서노트 앱을 찾지 못했다. 일단은 에버노트에 기록해 두고 있었는데, 굿노트 용으로 제작된 독서노트 템플렛을 찾아 사용해보니 정리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물론 에버노트에 비해 책을 읽으며 그때그때 기록하는 맛은 떨어졌지만, 나중에 정리해둔 내용을 두고두고 찾아보기에는 굿노트가 더 좋은 것 같다. 일단 독서노트는 에버노트와 굿노트를 병행해 사용해보고 나중에 하나로 정착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굿노트 앱을 활용한 나의 독서노트

 

 

3. 나에게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스펙

   현재는 아이패드를 영상 시청, 독서, 노트 용으로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직접 체감하지는 못한 부분이지만, 가성비 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스펙이 괜찮다. 나름 최신 폰인 아이폰 XS에 들어간 A12 바이오닉 칩이 들어가 무거운 앱을 굴려도 전혀 버벅거림이 없다고 한다. 적당한 크기와 고사양 때문에 게임용으로 많이들 쓴다는 후기도 보였다. 초기에 나도 이 때문에 아이패드 7(보급형)과 미니 5 중에 고민했는데, 나중에 영상 편집 프로그램 등 무거운 앱을 사용할 일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최종적으로 아이패드 미니 5를 선택했다.  

 


 

   사실 기존에 사용하던 7년 묵은 아이패드 3세대와 비교했을 때 단점이 있을 수 있겠냐마는, 아이패드 미니 5를 실제로 써보며 생각보다 불편하게 느껴졌던 점도 함께 적어본다. 

 

1. 스크린이 작다

   당연한 얘기고, 심지어 애플 스토어에서 테스트도 해보고 이 정도 사이즈면 괜찮다고 판단한 후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기존에 쓰던 아이패드보다 스크린 크기가 작은 게 살짝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특히 리디북스를 이용하여 책을 볼 때 기존 아이패드 3세대와 페이지 수는 동일한데 화면이 작아져 근시가 있는 나에게는 글씨가 작게 느껴졌다 (설정에서 글씨 크기를 키울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이미지가 포함된 페이지가 두 페이지로 나눠져 오히려 더 보기 불편할 때가 있었다). 특히 기존 아이패드 3세대에서는 OS 문제로 지원하지 않았던 듀얼 스크린을 제대로 사용해보니, 편하지만 살짝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2. 배터리가 생각보다 빨리 닳는다

   이건 예상치 못했던 이슈인데 깨어있는 시간 내내 사용했다고 해도 배터리 소모가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 전날 100% 충전을 해놓아도 저녁쯤 되면 2~30%밖에 남지 않았다. 어제 아침에는 한 2~3시간 정도 아이패드를 활용해 책을 읽고 굿노트에 기록했을 뿐인데 20%가 순식간에 닳아 있었다. 유튜브에서 부랴부랴 아이패드 배터리 절약 방법을 검색해 설정에서 조정해보긴 했는데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찾아보니 보증 기간 1년이 지나기 전에 배터리 효율이 80% 이하면 무상으로 배터리를 교체를 해준다고 하니, 내년 초에 한번 검사를 받으러 가야겠다.

 

 

오늘 아침에 함께한 책 'How to Be An Imperfectionist'

 

 

3. 살짝 촌스러운 디자인

   사실 나에게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부분이긴 한데 작년에 나온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디자인이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 답지 않게 소박한(?) 면이 있다. 7~8년 전부터 쓰고 있던 아이패드 3세대보다도 디자인적으로 크게 개선된 부분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홈 버튼도 최신 기기에 적용된 햅틱식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버튼이 있는 버튼식이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게 더 좋긴 하다), 페이스 인식도 안된다. 생각보다 배젤 간격도 넓고, 충전 단자도 C포트가 아닌 라이트닝 케이블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고인물이 되어버린 아이패드 3세대에서 넘어간 나의 경우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최신 아이패드를 쓰고 있던 분들이라면 역행한 느낌이 드는 아이패드 미니 5의 디자인이 다소 아쉽다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디지털 액자로 전락한 아이패드 3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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