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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편/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19년/프랑스] 남프랑스에서 가장 좋았던 아를의 숙소

by Heather :) 2020. 3. 16.

   프랑스 여행 일정 중 가장 좋았던 숙소, Mas Petit Fourchon.

 

   아를 중심가에서 차로 좁은 비포장도로를 뚫고 한 1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곳인데, 구글맵의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이런 외진 곳에 숙소가 있을까 싶은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일단 파란색 철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그때부터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광활한 대지는 온통 초록색이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이 넓은 땅에 인간이 지은 건물이란 소박하게 2층짜리 B&B와 안주인이 사는 별채뿐이다.

 

   이 B&B를 전체적으로 관리하시는 분은 파스칼이라는 인상이 좋으신 안주인이시다 (하긴, 이런 평화로운 곳에서 한 달만 살아도 경직되어 있는 미간이 다 풀릴 것 같긴 하다). 파트타임으로 건물 관리를 도와주시는 분을 고용해 함께 관리하고 계신 것 같기는 했지만 이 공간의 대부분이 그녀의 손을 거치는 것 같았다. 삐쭉 튀어나온 곳 없이 가지런히 다듬어진 잔디와 나무, 그리고 중간중간에 무심한 듯 놓인 꽃 화분. 어느 하나 허투루 쓰지 않은 이 공간을 보며, 이곳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베이지에 하늘색 창문으로 포인트를 준 건물도 앞에 펼쳐진 고즈넉한 풍경과 제법 잘 어우러진다. 건물 자체는 오래되었지만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해 우리가 머무는 2박 동안 큰 불편함 없이 지냈다. 

 

   도착한 날 장시간 운전에 지친 우리는 아를의 밤거리만 설렁설렁 보고 돌아와 숙소 안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이전 포스팅 참고),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아침에 1층으로 내려가니 파스칼이 안에서 먹을 건지 밖에서 먹을건지 물어보셨다 (참고로 조식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다). 창문 밖으로 펼쳐진 햇살 가득한 풍경을 곁눈질로 슬쩍 보고 나면 선크림 없이 직사광선을 쬐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나도 저절로 "밖에서 먹을게요 (Outside please)"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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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마다 설치된 파라솔을 펴주셔 조식을 먹는 동안 피부 노화의 걱정은 덜 수 있었다. 조식은 그날그날 파스칼이 공수해오시는 다양한 종류의 빵과 과일, 주스와 커피가 전부이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빵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양도 많았다.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수제잼과 버터, 치즈도 여러 종류가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대식가인 우리도 남길만큼 빵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파스칼은 친절하게도 남은 빵은 오후에 먹으라며 항상 따로 싸주시곤 하셨다. 풍경 한 모금, 커피 한 잔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여유로운 아침 시간이었다.

 

   파스칼이 키우시는 강아지 (라고 하기엔 몸집이 큰 대형견이었지만) 두 마리 (이름을 까먹었다). 우리의 음식을 탐하는 눈빛을 쏘아댔지만 우리가 직접 주기 전까지는 먹지 않았던 착한 아이들.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아이들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들판이라고 불러도 될 듯이 광활한(?) 앞마당을 걷다보면 직접 키우시는 말도 보이고, 깨끗하게 관리된 수영장도 보인다. 이 한적한 곳을 거닐며 하루 온종일을 보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던 풍경. 우리가 찾던 남프랑스의 모습이었다.

 

   결국 이곳에 머무는 동안 일정을 대폭 축소하고 숙소에 더 오랜 시간 머물기로 결정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남프랑스 여행의 로망을 실현시켜준 곳. 낡고 촌스럽지만 한편으론 따뜻하고 아늑했던, 시골 별장 같은 숙소. 혹시 다음에도 남프랑스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면 한 8할 정도는 이곳이 그리워서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번에 또 남프랑스에 오게 된다면 더 오랜 기간 머무르며 도시 생활에서 지친 마음을 정화하고 싶다.

 


 

Mas Petit Fourchon

 

Le mas Petit Fourchon vous souhaite la bienvenue

Nous serons heureux de vous accueillir dans la tranquillité et le choix des loisirs, dans un mas du XVII éme siècle entièrement restauré.

www.petitfour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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