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74 42일 간의 미라클 모닝 후기 지난 2월 29일을 마지막으로 회사 사람들과 프로젝트성으로 해오던 '작심삼십일'이 종료되었다. 예전 포스트 '매일 5시 반에 일어나기 시작하다' 편에서도 간단히 소개했지만, 2월 한 달 동안 작심삼십일 얼리버드 프로젝트에 참여해 매일 목표한 시각에 일어나 채팅창에 인증 사진을 올렸었다. 목표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 평일은 6시 이전, 주말은 8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모두 보증금 3만 원을 프로젝트 리드 ('이끔이'라고 불렀다) 에게 입금하고, 미달성한 일수만큼 차감하여 월말에 돌려받는 형식이었다. 매일 5시 반에 일어나기 시작하다 (Feat. 회사 '작심삼십일' 프로젝트) 사실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여름이(태명) 때.. 2020. 3. 5. 여름아, 천천히 자라다오 (Feat.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신호가 오면 출산하러 산부인과에 가야 하는지, 아이 예방 접종은 언제 맞추러 가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내가 아이 교육 관련 책을 먼저 보고 있는 게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최근 신의진 교수의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내용이 좋았다 (수려한 문체는 아니었지만, 조목조목 포인트를 잘 짚어주셔서 읽기 쉬웠다). 조기 교육 열풍이 한창 불기 시작했던 (혹은 어쩌면 현재 진행형인) 시절, 발달 장애로 상담을 받으러 온 아이의 케이스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을 보고 저자는 모든 교육에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는 어떤 아이로 길러야 할까? 시민 의식이 있는 아이 사회성이 좋은 아이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아이 배움.. 2020. 3. 3. 만삭 사진 촬영, 우리의 감성과 분위기로. 만삭 사진은 사실 찍을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본인 만족 같기도 하고, 임신의 시작과 함께 생기는 단순히 배가 부르는 것 외에도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신체적 변화 - 예를 들면 나 같은 경우에는 임신과 동시에 피부에 착색이 시작되어 얼굴에 잡티가 늘어나고 목주름이 부각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 가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무엇보다 장사속에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싫었다. 출산 관련 앱을 다운 받고 조리원을 계약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나의 개인정보가 업체들에게 넘어갔는지, 임신 초기부터 보험 회사에서부터 촬영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락이 왔다. 특히 스튜디오에서는 만삭 사진을 무료로 찍어준다는 프로모션 전화가 대부분이었는데, 주변을 통해 들어보면 일단 만삭 사진은.. 2020. 3. 1. 마지막 출근날, 그리고 출산휴가 시작 (+ 팀원 선물 추천) 이 날이 언제 오나 했는데 약 한 달여간의 재택근무를 마무리하고 어제는 오후에 잠깐 사무실을 들렀다. 마지막 근무일이었기 때문이다. 남은 짐들을 챙기고, 노트북과 모니터 등 가지고 있던 자산을 보관하고 (이 와중에 iMac은 팀장님 결재를 받고 집에 들고 오기로 했다. 휴직 기간 동안 틈틈이 Sketch 공부를 하고 싶어서였다.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옮길 때 남편이 고생했다), 팀원분들의 자리에 미리 준비해 간 선물과 편지를 살포시 놓아두었다. 이번 주부터 전 사원 재택근무가 권장되어 팀원뿐만이 아니라 층 전체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들 사무실에 복귀해 발견했을 때 작은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는 그런 선물이 되었으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팀원분들의 선물은 꽤 오래전부터 고민했었다. 사실 미리 생각해둔.. 2020. 2. 29. 코로나 바이러스. 남편도 재택 시작. 요리로 바빠진 일상.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19 확진자가 급증해 어제 밤 사이 1,000명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았다. 어제 스터디원이 공유해준 해외에서 발표한 예측 자료를 보면, 한국의 바이러스 전파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4주 뒤에 지금으로부터 10배인 10,000명으로 peak를 찍고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4주 뒤면 나의 출산이 임박한 시기. 출산 시까지 외출도 자제하며 불안에 떨고 있어야 한다니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의사 선생님이 자연분만을 하려면 지금부터 매일 1시간 이상씩 걸어야 된다고 하셨는데. 요즘 틈틈이 유튜브에서 출산 후기 영상을 보고 있는데, 출산 자체도 두렵지만, 자연분만을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나를 더 초조하게 한다. 특히 대규모 확산의 근원지인 대구에 부모님과 동생이.. 2020. 2. 26. 팀원분들이 준비해주신 베이비 샤워 :) @판교 뀌숑 요 몇 주째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난 포스팅 참고) 지난 금요일은 오랜만에 회사로 출근을 했다. 한 달 전부터 일정을 잡아둔 팀원분들과의 점심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출산 휴가 전에 모든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점심식사가 될 것이라, 팀장님께서는 백현동 카페거리에 있는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 주셨다. 우한 폐렴 덕분에(?)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다.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요즘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어제는 남편이 회식이 있어 부득이하게 자차가 아닌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괜히 무서웠다. 바이러스 자체도 무서웠지만, 지하철을 탄 사람들.. heatherblog.tistory.com 오전부터 바쁘게 몰아치는 업무를 뒤로하고 도착한 백현동.. 2020. 2. 23. 눈이 예쁘게 오던 날, 양평 나들이 (논두렁/ 구하우스/ 쉐즈롤) "창 밖을 봐" 남편이 말했다. 며칠 동안 바이러스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미세먼지마저 좋지 않아 창문을 열 엄두도 못 냈었는데, 오랜만에 본 창문 너머에는 언제부터 내렸는지 어느새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전날 오래간만에 풀메이크업을 하고 만삭 촬영을 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둘 다 에너지 고갈로 집에 돌아온 게 내심 아쉬웠다. 그걸 알아챈 것인지, 아니면 본인도 이런 눈을 오랜만에 봐서 설레었는지, 남편은 바람도 쐴 겸 드라이브를 하고 오자고 제안했다. 이곳저곳 후보지를 검색하다가 우리가 선택한 곳은 양평의 구하우스라는 미술관에 가보기로 했다 (함께 검색한 영은미술관 (광주), 소다미술관 (화성)은 다음 기회에 가는 것으로). 금강산도 식후경 그렇게 결정은 빠르게, 행동은 신속히. 후다닥 준비하고 집을 나.. 2020. 2. 17. [책 리뷰] 관계에 관하여 (Feat. 책 ‘불렛저널’) 요즘 나의 커리어,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 다음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이 관계에 관한 고민이다. 어렸을 때 죽고 못살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 결국 소원해진다고 하는데 요즘 이 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의도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신경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결혼, 출산, 육아 등 내/외부적인 요소로 인해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감의 무게가 커져 각자의 삶을 살아내기에도 벅차서이니 서운해하거나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나 또한 돌이켜보면 인간관계가 결혼을 기점으로 피크를 찍고, 유학을 다녀와서 한 번 정리되고 (물론 미국에서 새로 만든 인연들도 있지만), 재취업 후 한번 더 (회사가 경기도에 있고, 7시 퇴근이라 평일 약속을 잡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현재 임신 후에는 시간을 내어 누구를 만날 체력이 안되다 보.. 2020. 2. 12. 매일 5시 반에 일어나기 시작하다 (Feat. 회사 '작심삼십일' 프로젝트) 사실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여름이(태명) 때문에 새벽에 몇 번씩 깨기 시작하면서 단발적으로 일찍 일어나기 시작하다, 이럴 바에는 아예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체질을 바꾸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블로그도 일찍 일어난 날 중 하루, 충동적으로(?) 개설한 것이다. (이전 포스팅 참고) 2020년,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1월도 벌써 반이 지났다. 12월 말부터 1월 초에 걸쳐 제주 열흘 살기를 하고 돌아와 실제로 일상에 복귀한 것은 1월 둘째주부터이니 아직 새해의 설렘과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의지의 잔열감이 남아있는 시기다... heatherblog.tistory.com 마침 회사에서도 '작심삼십일'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멤버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 2020. 2. 8. Happy Birthday to Me! (+ 생일 다짐) 생일의 아침이 밝았다. 사실 생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생일은 생일인가 보다. 어제까지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가 오늘 새벽에 눈을 떴는데 생일이라는 사실이 생각나 행복한 기분이 마구 샘솟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여름이(태명)의 태동 때문인지 자다가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깨는데, 오늘은 새벽 3시 45분쯤 두 번째로 눈이 떠졌다. 조금만 더 잘까 하다가 생일이니까 최대한 긴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기발한(?) 생각을 하며 일어나기로 했다. 생일과 나이는 이제 빼놓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이 먹는 것에 마냥 덤덤하지만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타고난 외모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묻어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나는 사소한 것에도 일희일비하며 치열.. 2020. 2. 6. 우한 폐렴 덕분에(?)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다.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요즘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어제는 남편이 회식이 있어 부득이하게 자차가 아닌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괜히 무서웠다. 바이러스 자체도 무서웠지만, 지하철을 탄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그 광경이 흡사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해 더 겁이 났던 것 같다. 모든 걸 차치하고 일단 홀몸이 아니다 보니 더 예민해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메르스 때도 이 정도로 불안에 떨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어제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퇴근 후 회사 HR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팀장님도 메일을 보시고 따로 연락을 주셔 재택을 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오늘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프로세스를 안내받아 장기 재택근무에 대한 결재를 받았다. 출산 휴가가 한 달.. 2020. 1. 31. [책 리뷰] 다르지만 같은 우리,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의 교보문고에 들렀다. 가끔 혼자 여유를 부리고 싶을 때 아지트처럼 찾는 곳인데 가장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가 그래도 몇 달 전이니 꽤 오랜만에 찾아간 것이다. 사방에 깔린 책 더미 속에서 오늘은 무엇을 읽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다, 제주 독립서점에서 자주 보이던, 그러나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고민하다 끝끝내 구입하지 않았던 책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집어들었다. 요조님과 임경선님은 내가 처음 알게 된 시기도, 좋아하게 된 계기도 다르지만 특유의 음악 스타일과 필체를 좋아해 평소에도 즐겨 찾던 가수와 작가인데, 이 두 분이 실제로 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한 번, 또 이들이 함께 교환일기 형식으로 쓴 글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각별한 두 .. 2020. 1. 29.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