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74

3월 말, 봄이 완연한 올림픽 공원의 스케치 (Feat. 사회적 거리두기) 일주일에 한 번 산부인과 검진을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요즘이다. 지난주에는 예외적으로 출산 전 마지막 나들이 겸 이천에 다녀오긴 했지만 (이전 포스트 참고). (아마도) 출산 전 마지막 서울 근교 나들이 (이천 산수유 마을/ 이코복스 커피/ 시몬스 테라스) 출산이 다가올수록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그리고 약간의 공포)과 동시에 남편과 단둘이 보내는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3년이라는 꽤 긴 신혼 생활을 가진 뒤 가진 아기라 (그러고 보니 며칠 뒤가 결혼.. heatherblog.tistory.com 예정일이 다가오니 몸에도 점점 무리가 가는 게 느껴진다.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시큰거리는 것은 기본이고, 자주 입에서 피 맛이 난다 (혈관이.. 2020. 3. 29.
[책 리뷰] 한 번쯤 생각해본 조기 은퇴의 삶, 파이어족이 온다 파이어족이 온다스콧 리킨스 / 지식노마드★ 3.5 어렸을 적 부모님은 나에게 나중에 커서 선생님을 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안정적이고 방학도 보장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일반 회사원이셨던 아빠, 그리고 주부셨던 엄마의 눈에 선망되는 직업이었을 것이다 (사실 선생님들의 방학은 지금도 부럽긴 하다. 주변에 선생님이 된 친구들을 보면 방학이라고 무작정 쉴 수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그들의 희망을 거스르고자 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쩌다 보니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후 부모님께서는 현실 가능성을 고려해(?) 선생님 대신 공무원과 공기업을 외치시곤 했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 공무원 준비는커녕 대내외 활동으로 바빴던 나는 결국 아빠처럼 사기업의 회사원이 되었고, 그 회사에서 딱 5년을 채우고 모아둔.. 2020. 3. 28.
[책 리뷰/원서 읽기] 완벽주의를 벗어남으로써 완벽에 더욱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How To Be An Imperfectionist How To Be An ImperfectionistStephen Guise★ 4.0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나도 완벽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만은 확실하다. 어렸을 때 공책에 글씨를 썼는데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페이지 전체를 찢어서 다시 썼던 기억, 학창 시절 시험을 보고 난 후 틀린 게 있을까봐 답을 맞혀보지 못했던 기억,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책 한 권을 완독 하기 전 까지는 다른 책으로 넘어가지 못했던 기억 ('이동진 독서법' 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 이 습관은 고쳤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의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버릇 같은 것.. 2020. 3. 24.
(아마도) 출산 전 마지막 서울 근교 나들이 (이천 산수유 마을/ 이코복스 커피/ 시몬스 테라스) 출산이 다가올수록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그리고 약간의 공포)과 동시에 남편과 단둘이 보내는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3년이라는 꽤 긴 신혼 생활을 가진 뒤 가진 아기라 (그러고 보니 며칠 뒤가 결혼 4주년이네) 둘이서 지내는 생활에 더 이상 큰 미련 두지 않고 자연스레 셋이 되는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결혼 후 매년 꼬박꼬박 다녀왔던 해외여행은커녕 당분간 집 앞 마실도 나가기 어려워질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 과연 여름이와 함께할 앞으로의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나마 남편이 요즘 재택근무 중이라 출산 전 마지막을 24시간 힘께 보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삼시 세 끼를 고민해야 하는 주부의 고민은 시작되었지만. 남편도.. 2020. 3. 23.
임산부 막달검사 (단백뇨, 연쇄상구균 검출) 이전까지 3주에 한 번씩 갔던 산부인과를 지난주(36주)를 기점으로 매주 다니고 있다. 산부인과가 집 근처라 그나마 가깝고 남편도 요즘 재택근무 중이라 차로 편하게 갈 수 있으니 망정이지 사실 매주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여름이를 만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전까지는 절대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얼굴을 보여주기를 완강히(?) 거부하던 여름이도 (지금껏 진행한 두 번의 입체 초음파에서는 뒤통수만 실컷 보았고, 일반 초음파를 볼 때도 거의 대부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머리가 골반에 잘 자리 잡은 뒤로는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매주 여름이가 꼬물거리며 양수를 마시고 하품을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약간의 귀찮음은 충분히 상쇄해줄 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어.. 2020. 3. 20.
[책 리뷰/원서 읽기] 요즘 같은 경기 불황의 초입점에서, I Will Teach You To Be Rich I Will Teach You To Be RichRamit Sethi★ 4.5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더믹(pandemic)화 되면서 촉발된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a.k.a. 연준)이 금리를 1%P 인하함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고, 글로벌 증시도 며칠째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TMI.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내가 나름 위험 분산을 한답시고 몇 군데로 나눠 넣은 펀드의 손실률을 보면 눈물이 난다..). 경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경제 관련 영어 스터디를 10년 가까이하며 (이마저도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쉬고 있지만) 카톡방에서 스터디원들이 주고받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또는 9/11 테러 때.. 2020. 3. 18.
[책 리뷰] 엄청난 위로를 주는 책, 역사의 쓸모 역사의 쓸모최태성 / 다산초당★ 4.5 2014년, 미국 유학에 대한 꿈을 품고 유학 시 국가 장학금을 신청할 목적으로 한국사 시험을 준비할 무렵이었다. '최태성'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며 공부할 여유와 의지는 없어 무료 인강을 찾던 중에 당시 EBS에 올라와 있던 그의 인강을 발견해 듣기 시작했고, 그의 현란한 판서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 내용에 감탄하며 전 강의를 다 들었다 (뒷심이 부족한 나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다). 부끄럽게도 그 이후에 열심히 복습을 하진 않았지만, 시험 전날 벼락치기 신공으로 아슬아슬하게 한국사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리디북스 (참고로 나는 현재 리디셀렉트(리디북스의 월 정기권 상품)를 이용 중이다) 베스트셀러 카테고리에서.. 2020. 3. 17.
임신과 감정 호르몬 (Feat.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임신을 하면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임신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 변화는 다 겪으면서도 정신적 변화는 내게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시정지'될 나의 커리어와 그 자리를 대신할 '엄마'라는 새 역할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아침마다 일기에 한 줄 한 줄씩 적어 내려갈 때의 감정도 '우울'보다는 '받아들이는 과정'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임신 기간 중 이건 호르몬 탓이다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진 적이 한두 번 있었는데 어제가 그랬다. JTBC에서 방구석 1열 에피소드 8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vs. 어느 가족' 편을 보던 중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이미 봤던 영화였는데 보면서 코끝이 찡했던 장면을 어제 다시 봤는데.. 2020. 3. 13.
임신 36주, 출산가방을 챙기기 시작하다. 오늘부로 임신 36주에 돌입했다. 한창 입덧으로 고생했던 임신 초기에는 하루하루가 그렇게 더디게 갈 수가 없었는데 중기 이후부터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감이 내가 소화하기 힘들 정도니 역시 시간은 상대적인가 보다. 본격적으로 출산 휴가가 시작된 지난주는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을 쓰고, 뜨개질을 하고 나름 바쁘게 보냈다. 주말에는 시누이 생일이라 시댁에도 잠깐 다녀왔는데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반찬도 잔뜩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출산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어버버 하다가 36주 차에 접어드니 정신이 들면서 살짝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출산 휴가만 시작되면 병원이나 구청에서 하는 출산 관련 교육이나 요가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 모든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바로.. 2020. 3. 12.
7년 만에 갈아탄 아이패드 미니 5 사용 후기 (장단점) 7년 만이다. 이제는 그 이름도 생소하지만 아이패드 3세대, 일명 뉴아이패드를 구매해 쓴 지도. 신입사원 때 큰 마음을 먹고 사서 여행 갈 때, 그리고 심지어 미국 유학길에도 동행했다. 지금은 아이폰에 맥북에 아이맥을 쓰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나의 첫 그리고 유일한 애플 기기였다. 시간이 지나고 기기가 오래되면서 버벅거리고, OS 업데이트도 더 이상 지원하지 않아 인스타그램 등 최신 앱 설치나 업데이트는 되지 않았지만 주로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사양이 오래되었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첫 아이패드 시리즈라 지금 보아도 화질 하나는 끝내준다). 그러다 어느 날 남편이 대뜸 결혼기념일 선물로 새 아이패드를 사주겠다고 한다. 간단한 검색을 하나 .. 2020. 3. 8.
세이브더칠드런 모자뜨기 3일만에 후다닥 완성 임신을 하고 나서 태교(는 핑계고 사실 취미로)로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뜨개질이었는데, 엄마가 손을 많이 움직이는 게 뱃속 태아의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가. 여하튼 그런 것은 차치하더라도 여름이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다. 인터넷에 '태교 뜨개질'을 검색해보니 키트도 다양하고, 오프라인 클래스도 많았다. 하지만 워낙 손재주가 없기도 하고, 불과 며칠 전까지 직장인으로 오프라인 클래스를 다닐 시간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바로 세이브더칠드런 모자뜨기. 세이브더칠드런 모자뜨기는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년 진행되는 프로젝트성 기부 활동이다. 올해가 시즌 13이라고 하니, 벌써 10년이 넘은 명실상부 역사가 깊은 캠페인이 되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정한 .. 2020. 3. 7.
넷플릭스 영드 추천. '더 크라운'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은? 2016년 시즌 1로 개봉한 '더 크라운'. 2016년이면 미국에 있을 때였는데,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한동안 계속 메인 페이지에서 트레일러를 보여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영국의 현재 왕비 (그 당시에는 이름도 몰랐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 듣고, 단순히 왕족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하고 화려한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는 naive한 생각으로 에피소드 1을 틀었는데,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아 대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이 명작을 이렇게 하찮게 치부한 나 자신이 실망스럽군). 하지만 나는 책이든, 드라마이든 한번 시작하면 어떻게든 한번 끝까지 보려고 노력하는 쓸데없는 고집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 (나중에 '.. 2020.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