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0 마지막 출근날, 그리고 출산휴가 시작 (+ 팀원 선물 추천) 이 날이 언제 오나 했는데 약 한 달여간의 재택근무를 마무리하고 어제는 오후에 잠깐 사무실을 들렀다. 마지막 근무일이었기 때문이다. 남은 짐들을 챙기고, 노트북과 모니터 등 가지고 있던 자산을 보관하고 (이 와중에 iMac은 팀장님 결재를 받고 집에 들고 오기로 했다. 휴직 기간 동안 틈틈이 Sketch 공부를 하고 싶어서였다.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옮길 때 남편이 고생했다), 팀원분들의 자리에 미리 준비해 간 선물과 편지를 살포시 놓아두었다. 이번 주부터 전 사원 재택근무가 권장되어 팀원뿐만이 아니라 층 전체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들 사무실에 복귀해 발견했을 때 작은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는 그런 선물이 되었으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팀원분들의 선물은 꽤 오래전부터 고민했었다. 사실 미리 생각해둔.. 2020. 2. 29. 코로나 바이러스. 남편도 재택 시작. 요리로 바빠진 일상.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19 확진자가 급증해 어제 밤 사이 1,000명을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았다. 어제 스터디원이 공유해준 해외에서 발표한 예측 자료를 보면, 한국의 바이러스 전파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4주 뒤에 지금으로부터 10배인 10,000명으로 peak를 찍고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4주 뒤면 나의 출산이 임박한 시기. 출산 시까지 외출도 자제하며 불안에 떨고 있어야 한다니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의사 선생님이 자연분만을 하려면 지금부터 매일 1시간 이상씩 걸어야 된다고 하셨는데. 요즘 틈틈이 유튜브에서 출산 후기 영상을 보고 있는데, 출산 자체도 두렵지만, 자연분만을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나를 더 초조하게 한다. 특히 대규모 확산의 근원지인 대구에 부모님과 동생이.. 2020. 2. 26. 가끔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곳, 전주 동문 서점 작년 말 고민 끝에 동문 서점을 결국 팔게 되었다는 서점 주인 분의 글을 보았을 때, 언젠가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주된 이유는 물론 수익성 악화겠지. 더군다나 주인 분이 서울에 거주하고 계셨기 때문에 서점 관리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전국의 여러 서점을 다녀보며 느낀 점은, 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큐레이션인데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트렌드나 그 지역 주민이나 여행객의 취향을 그때 그때 반영할 수 있는 책을 큐레이션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주인 분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셨던 것 같다.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디자이너 두 분에게 서점을 임대해 본인이 할 수 없는 서점의 관리를 맡겼고 (디자인을 하시던 이 청년분들은 .. 2020. 2. 24. 팀원분들이 준비해주신 베이비 샤워 :) @판교 뀌숑 요 몇 주째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난 포스팅 참고) 지난 금요일은 오랜만에 회사로 출근을 했다. 한 달 전부터 일정을 잡아둔 팀원분들과의 점심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출산 휴가 전에 모든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점심식사가 될 것이라, 팀장님께서는 백현동 카페거리에 있는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 주셨다. 우한 폐렴 덕분에(?)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다.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요즘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어제는 남편이 회식이 있어 부득이하게 자차가 아닌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괜히 무서웠다. 바이러스 자체도 무서웠지만, 지하철을 탄 사람들.. heatherblog.tistory.com 오전부터 바쁘게 몰아치는 업무를 뒤로하고 도착한 백현동.. 2020. 2. 23. [19년/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9박 11일의 여행 일정 중 불과 4박밖에, 그 마저도 비행기를 놓쳐 하루는 버려야 했던 (이전 포스팅 참고) 짧은 파리 일정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빛의 아틀리에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 빈센트 반 고흐 전시였다. 사실 파리의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역에서도 꽤 걸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우리는 킥보드를 타고 갔지만), 굳이 이 전시회만을 위해 먼 길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긴 하지만, 그 고생을 상쇄할 만한 감동을 주는 곳이라 별도로 포스팅해보기로 한다. [19년/프랑스] 에어차이나 연착, 예상치 못한 베이징에서의 12시간 에어차이나? 처음 들어봤지만 괜찮아 보인다 2019년 1월, 매년 반복되지만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 찾아왔다. 바로 올해는 어디로 갈.. 2020. 2. 18. 눈이 예쁘게 오던 날, 양평 나들이 (논두렁/ 구하우스/ 쉐즈롤) "창 밖을 봐" 남편이 말했다. 며칠 동안 바이러스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미세먼지마저 좋지 않아 창문을 열 엄두도 못 냈었는데, 오랜만에 본 창문 너머에는 언제부터 내렸는지 어느새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전날 오래간만에 풀메이크업을 하고 만삭 촬영을 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둘 다 에너지 고갈로 집에 돌아온 게 내심 아쉬웠다. 그걸 알아챈 것인지, 아니면 본인도 이런 눈을 오랜만에 봐서 설레었는지, 남편은 바람도 쐴 겸 드라이브를 하고 오자고 제안했다. 이곳저곳 후보지를 검색하다가 우리가 선택한 곳은 양평의 구하우스라는 미술관에 가보기로 했다 (함께 검색한 영은미술관 (광주), 소다미술관 (화성)은 다음 기회에 가는 것으로). 금강산도 식후경 그렇게 결정은 빠르게, 행동은 신속히. 후다닥 준비하고 집을 나.. 2020. 2. 17. 석사 유학 준비 타임라인 유학에 대한 꿈은 꽤 오래전부터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 포스트 참고), 하지만 실제로 지원을 하고 합격 통보를 받기 전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왔다 갔다 하며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에 비해 준비부터 실제 유학길에 오르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타임라인으로 정리하고 보니 2년이 넘는 기간이지만, 이 기간 내내 준비했던 것은 아니고 2015년 하반기 지원 시기 (보통 10월~12월) 몇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잠을 줄이고 통근버스에서 단어를 외우며 빡세게 준비한 것이니, 실제 준비 기간을 조각조각 모아 보면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나, 다시 공부하고 싶어 대학 시절부터 항상 가슴 한편에 외국 유학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대학 2학.. 2020. 2. 14. [19년/프랑스] 파리 스냅사진의 추억. 역시 남는 건 사진. 비록 첫날 스냅사진 작가님과 스케줄이 어긋나긴 했지만 (이전 포스트 참고), 덕분에 푹 자고 개운하게 둘째 날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전날 얇은 옷을 입어 하루 종일 덜덜 떨고 다녔던 것을 교훈 삼아 옷도 두껍게 바꿔 입었다. [19년/프랑스] 드디어 도착한 파리. 근데 너무 졸리다. 계획대로라면 첫날 저녁에 파리에 도착해 푹 자고 하루를 시작했었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환승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우리는 따뜻한 숙소 대신 차가운 공항과 비행기에서 쪽잠을 잤고, 갓 구운 바케트와 잼.. heatherblog.tistory.com 파리 스냅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인스타에서 #파리스냅 을 검색하면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사진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몇 개 골라 작가님께 직접 DM을 보냈다... 2020. 2. 13. [책 리뷰] 관계에 관하여 (Feat. 책 ‘불렛저널’) 요즘 나의 커리어,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 다음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이 관계에 관한 고민이다. 어렸을 때 죽고 못살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 결국 소원해진다고 하는데 요즘 이 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의도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신경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결혼, 출산, 육아 등 내/외부적인 요소로 인해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감의 무게가 커져 각자의 삶을 살아내기에도 벅차서이니 서운해하거나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나 또한 돌이켜보면 인간관계가 결혼을 기점으로 피크를 찍고, 유학을 다녀와서 한 번 정리되고 (물론 미국에서 새로 만든 인연들도 있지만), 재취업 후 한번 더 (회사가 경기도에 있고, 7시 퇴근이라 평일 약속을 잡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현재 임신 후에는 시간을 내어 누구를 만날 체력이 안되다 보.. 2020. 2. 12. [19년/프랑스] 드디어 도착한 파리. 근데 너무 졸리다. 계획대로라면 첫날 저녁에 파리에 도착해 푹 자고 하루를 시작했었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환승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우리는 따뜻한 숙소 대신 차가운 공항과 비행기에서 쪽잠을 잤고, 갓 구운 바케트와 잼 대신 밍밍한 기내식 (그래도 비행기를 예매할 때 미리 저염식과 과일식으로 신청해놔서 그나마 괜찮았다) 을 먹고 둘째 날 오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파리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이전 포스팅 참고). 피곤했지만 이미 하루가 날아갔는데, 또 하루를 통째로 날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 날은 스냅사진도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스냅사진도 나중에 이슈가 있었다) 그 와중에 꾸역꾸역 화장도 하고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19년/파리] 에어차이나 연착, 예상치 못한 베이징에서의 12시간 에어차이나? 처음 들어봤.. 2020. 2. 11. 매일 5시 반에 일어나기 시작하다 (Feat. 회사 '작심삼십일' 프로젝트) 사실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는 여름이(태명) 때문에 새벽에 몇 번씩 깨기 시작하면서 단발적으로 일찍 일어나기 시작하다, 이럴 바에는 아예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체질을 바꾸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블로그도 일찍 일어난 날 중 하루, 충동적으로(?) 개설한 것이다. (이전 포스팅 참고) 2020년,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1월도 벌써 반이 지났다. 12월 말부터 1월 초에 걸쳐 제주 열흘 살기를 하고 돌아와 실제로 일상에 복귀한 것은 1월 둘째주부터이니 아직 새해의 설렘과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의지의 잔열감이 남아있는 시기다... heatherblog.tistory.com 마침 회사에서도 '작심삼십일'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멤버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 2020. 2. 8. Happy Birthday to Me! (+ 생일 다짐) 생일의 아침이 밝았다. 사실 생일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생일은 생일인가 보다. 어제까지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가 오늘 새벽에 눈을 떴는데 생일이라는 사실이 생각나 행복한 기분이 마구 샘솟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여름이(태명)의 태동 때문인지 자다가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깨는데, 오늘은 새벽 3시 45분쯤 두 번째로 눈이 떠졌다. 조금만 더 잘까 하다가 생일이니까 최대한 긴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기발한(?) 생각을 하며 일어나기로 했다. 생일과 나이는 이제 빼놓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이 먹는 것에 마냥 덤덤하지만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타고난 외모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묻어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나는 사소한 것에도 일희일비하며 치열.. 2020. 2. 6. 이전 1 ···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