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0 [책 리뷰] 한 번쯤 생각해본 조기 은퇴의 삶, 파이어족이 온다 파이어족이 온다스콧 리킨스 / 지식노마드★ 3.5 어렸을 적 부모님은 나에게 나중에 커서 선생님을 하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안정적이고 방학도 보장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일반 회사원이셨던 아빠, 그리고 주부셨던 엄마의 눈에 선망되는 직업이었을 것이다 (사실 선생님들의 방학은 지금도 부럽긴 하다. 주변에 선생님이 된 친구들을 보면 방학이라고 무작정 쉴 수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그들의 희망을 거스르고자 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쩌다 보니 경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후 부모님께서는 현실 가능성을 고려해(?) 선생님 대신 공무원과 공기업을 외치시곤 했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 공무원 준비는커녕 대내외 활동으로 바빴던 나는 결국 아빠처럼 사기업의 회사원이 되었고, 그 회사에서 딱 5년을 채우고 모아둔.. 2020. 3. 28. [19년/프랑스] 남프랑스 여행 마지막 4~5일차 (니스) 우리의 남프랑스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었던 니스. 4일 차 아침, 이틀에 걸쳐 달려온 그 길을 렌터카 반납 시간 때문에 반나절 만에 가야 했기에 아쉽지만 이른 체크아웃을 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가는 길에 있었던 엑상프로방스에 들러보려고 했는데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 사진 한 장 못 찍고 문자 그대로 정말 “들러만" 보고 나와야 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던 곳인데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덕분에 니스에 예상한 시각보다 일찍 도착해 숙소에 짐을 맡기고 다시 공항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할 수 있어서 몸이 한결 편했다. 남프랑스 Day 4: 아를 → 니스 남프랑스 Day 5: 니스 니스에서 2박을 묵은 숙소는 니스 해변가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외관은 굉장히 낡았는데 내부를 .. 2020. 3. 27. [19년/프랑스] 남프랑스 여행 3일차 (레보드프로방스/ 아비뇽) 남프랑스 Day 3: 레보드프로방스 → 아비뇽 → 아를 남프랑스에서의 셋째 날 아침이 밝았다. 장작 이틀에 걸쳐 남프랑스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했으니, 오늘은 본격적으로 서쪽의 대표 도시인 아비뇽을 구경하기로 했다. 여행 기간 중 틈틈이 인스타그램에 프랑스 사진을 올리고 있었는데, 파리에서 유학을 했던 후배로부터 내 인스타그램을 보고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근황을 주고받다가 후배가 나의 프랑스 여행 코스를 듣더니 남프랑스에서 괜찮은 마을 몇 군데를 추천해줬는데 그중 하나가 레보드프로방스였다. 지도로 검색해보니 마침 우리 숙소가 있는 아를과 아비뇽의 중간 지점에 있어 아비뇽에 들르기 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제와 다르게 (덕분에 루흐마항에서 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2020. 3. 25. [책 리뷰/원서 읽기] 완벽주의를 벗어남으로써 완벽에 더욱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How To Be An Imperfectionist How To Be An ImperfectionistStephen Guise★ 4.0 누구나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나도 완벽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으로 학습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만은 확실하다. 어렸을 때 공책에 글씨를 썼는데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페이지 전체를 찢어서 다시 썼던 기억, 학창 시절 시험을 보고 난 후 틀린 게 있을까봐 답을 맞혀보지 못했던 기억,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책 한 권을 완독 하기 전 까지는 다른 책으로 넘어가지 못했던 기억 ('이동진 독서법' 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 이 습관은 고쳤다). 그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의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버릇 같은 것.. 2020. 3. 24. (아마도) 출산 전 마지막 서울 근교 나들이 (이천 산수유 마을/ 이코복스 커피/ 시몬스 테라스) 출산이 다가올수록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그리고 약간의 공포)과 동시에 남편과 단둘이 보내는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3년이라는 꽤 긴 신혼 생활을 가진 뒤 가진 아기라 (그러고 보니 며칠 뒤가 결혼 4주년이네) 둘이서 지내는 생활에 더 이상 큰 미련 두지 않고 자연스레 셋이 되는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결혼 후 매년 꼬박꼬박 다녀왔던 해외여행은커녕 당분간 집 앞 마실도 나가기 어려워질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 과연 여름이와 함께할 앞으로의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나마 남편이 요즘 재택근무 중이라 출산 전 마지막을 24시간 힘께 보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삼시 세 끼를 고민해야 하는 주부의 고민은 시작되었지만. 남편도.. 2020. 3. 23. 고급 영어를 구사하기 위한 여정 (1) 미국 유학은 다녀왔습니다만 영어를 학문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로 '영어' 자체를 학문으로 보지는 않지만), 초등학생 시절부터 30대가 된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과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어렸을 적부터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꽤 흥미가 있어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왔고,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도 업무적으로도 영어를 쓸 일이 꽤 있어 십수 년 동안 배운 언어를 낭비하지는 않고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석사 시절, 영어 때문에 꽤 마음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에 가자마자 현지인들이 쓰는 영어와 내가 한국에서 배운 영어 사이에 꽤 큰 갭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거 엄청 비싸다!"를 영어로 표현할 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인.. 2020. 3. 21. 임산부 막달검사 (단백뇨, 연쇄상구균 검출) 이전까지 3주에 한 번씩 갔던 산부인과를 지난주(36주)를 기점으로 매주 다니고 있다. 산부인과가 집 근처라 그나마 가깝고 남편도 요즘 재택근무 중이라 차로 편하게 갈 수 있으니 망정이지 사실 매주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여름이를 만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전까지는 절대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얼굴을 보여주기를 완강히(?) 거부하던 여름이도 (지금껏 진행한 두 번의 입체 초음파에서는 뒤통수만 실컷 보았고, 일반 초음파를 볼 때도 거의 대부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머리가 골반에 잘 자리 잡은 뒤로는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매주 여름이가 꼬물거리며 양수를 마시고 하품을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약간의 귀찮음은 충분히 상쇄해줄 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어.. 2020. 3. 20. [책 리뷰/원서 읽기] 요즘 같은 경기 불황의 초입점에서, I Will Teach You To Be Rich I Will Teach You To Be RichRamit Sethi★ 4.5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더믹(pandemic)화 되면서 촉발된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a.k.a. 연준)이 금리를 1%P 인하함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고, 글로벌 증시도 며칠째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TMI.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내가 나름 위험 분산을 한답시고 몇 군데로 나눠 넣은 펀드의 손실률을 보면 눈물이 난다..). 경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경제 관련 영어 스터디를 10년 가까이하며 (이마저도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쉬고 있지만) 카톡방에서 스터디원들이 주고받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또는 9/11 테러 때.. 2020. 3. 18. [책 리뷰] 엄청난 위로를 주는 책, 역사의 쓸모 역사의 쓸모최태성 / 다산초당★ 4.5 2014년, 미국 유학에 대한 꿈을 품고 유학 시 국가 장학금을 신청할 목적으로 한국사 시험을 준비할 무렵이었다. '최태성'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며 공부할 여유와 의지는 없어 무료 인강을 찾던 중에 당시 EBS에 올라와 있던 그의 인강을 발견해 듣기 시작했고, 그의 현란한 판서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 내용에 감탄하며 전 강의를 다 들었다 (뒷심이 부족한 나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다). 부끄럽게도 그 이후에 열심히 복습을 하진 않았지만, 시험 전날 벼락치기 신공으로 아슬아슬하게 한국사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리디북스 (참고로 나는 현재 리디셀렉트(리디북스의 월 정기권 상품)를 이용 중이다) 베스트셀러 카테고리에서.. 2020. 3. 17. [19년/프랑스] 남프랑스에서 가장 좋았던 아를의 숙소 프랑스 여행 일정 중 가장 좋았던 숙소, Mas Petit Fourchon. 아를 중심가에서 차로 좁은 비포장도로를 뚫고 한 1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곳인데, 구글맵의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이런 외진 곳에 숙소가 있을까 싶은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일단 파란색 철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그때부터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광활한 대지는 온통 초록색이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이 넓은 땅에 인간이 지은 건물이란 소박하게 2층짜리 B&B와 안주인이 사는 별채뿐이다. 이 B&B를 전체적으로 관리하시는 분은 파스칼이라는 인상이 좋으신 안주인이시다 (하긴, 이런 평화로운 곳에서 한 달만 살아도 경직되어 있는 미간이 다 풀릴 것 같긴 하다). 파트타임으로 건물 관리를 도와주시는.. 2020. 3. 16. [19년/프랑스] 남프랑스 여행 2일차 (발랑솔/ 루흐마항/ 아를) 남프랑스 Day 2: 그레우레방 → 발랑솔 → 루흐마항 → 아를 남프랑스에서의 둘째 날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일어났다. 그래 이게 내가 상상했던 남프랑스의 모습이지. 불과 전날 밤에 겪었던 천둥번개와 숙소를 찾기 위한 우리의 사투가 벌써부터 묘연하게 느껴졌다. (이전 포스트 참고) 창문을 여니 지붕 너머로 그레우레방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니스에서 아를과 아비뇽을 가기 전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을이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해 마음에 들었다. 남프랑스에서 일정이 더 여유로웠다면 하루 이틀 정도 더 머무르는 건데. 이렇게 또 다음에 남프랑스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어 본다. [19년/프랑스] 남프랑스 첫 날의 달갑지 않은 기억 (2) 무스티에 생트마리의 한 레스토랑 남프랑스 D.. 2020. 3. 14. 임신과 감정 호르몬 (Feat.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임신을 하면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임신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 변화는 다 겪으면서도 정신적 변화는 내게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시정지'될 나의 커리어와 그 자리를 대신할 '엄마'라는 새 역할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아침마다 일기에 한 줄 한 줄씩 적어 내려갈 때의 감정도 '우울'보다는 '받아들이는 과정'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임신 기간 중 이건 호르몬 탓이다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진 적이 한두 번 있었는데 어제가 그랬다. JTBC에서 방구석 1열 에피소드 8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vs. 어느 가족' 편을 보던 중이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이미 봤던 영화였는데 보면서 코끝이 찡했던 장면을 어제 다시 봤는데.. 2020. 3. 13. 이전 1 ··· 3 4 5 6 7 8 9 10 다음